
“한국인 손에 잡힌 쑥”…미국 공원 덮친 외래종, 상생의 해법을 만들다
미국 남동부 공원, 쑥이 덮치다
미국 남동부, 특히 메릴랜드주 몽고메리 카운티 일대 공원에서는 극도의 번식력과 생명력으로 악명높았던 외래종 식물 쑥이 공원을 빠르게 점령했다.
현지 관리들은 일반적인 제초 방식으로는 잡초의 확산을 막을 수 없었고, 심지어 염소 방목과 화학 제초제까지 동원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번번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쑥의 왕성한 성장세 앞에 자연 생태와 지역 환경까지 위협을 받으면서 공원 당국은 비상이 걸렸다.

“잡초 아닌 약초”…한인 커뮤니티, 해결의 열쇠를 쥐다
상황을 반전시킨 것은 현지 한인 커뮤니티의 등장이다. 문제의 잡초가 바로 한국에서 약초·식재료로 소중히 여겨지는 쑥이라는 사실을 인지한 한 관리자가 한인들의 쑥 채집 문화를 제시했다. 당국은 마침내 한시적으로 야생 쑥 채집을 허용했고, 평소 불법이던 식물 채취가 이례적으로 합법화되었다.

한국인 봉사자들, 공원에 모여 쑥을 캐다
소식이 확산되자 한인들은 가족, 이웃, 봉사단체 단위로 공원에 집결했다. ‘이렇게 좋은 재료가 방치된다니 아깝다’는 반응이었고, 실제로 준비해온 삽과 바구니로 대대적으로 쑥을 캐기 시작했다. 약 열흘 만에 공원 곳곳의 쑥이 눈에 띄게 줄었고, 추가 비용이나 부작용 없이 집단 문제 해결의 성과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쑥 채집의 날’…지역 축제로 자리잡다
공식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알려진 뒤, 해당 지역에서는 매년 6월경 ‘쑥 채집의 날’을 공식 행사로 지정했고, 이민자와 현지 주민이 함께 문제 해결에 나서며 의미 있는 전통으로 정착했다. 미국 현지에선 쑥이 생소한 골칫거리 침입종이었지만, 한인들에게는 식문화적, 영양적으로 귀한 자원이자 소통의 매개체였다.

쑥의 재발견, 음식·문화의 가교 되다
채집된 쑥은 쑥떡, 쑥국, 쑥차 등 다양한 한식으로 재탄생했다. ‘귀중한 약초를 잡초라 버릴 수 없다’는 한인들은 이웃과 음식도 나누며 한국의 식문화를 자연스럽게 현지 사회에 알렸다. 봉사 참여 자체가 축제처럼 진행됐고, 현지 주민과 관광객의 눈길도 집중됐다.
쑥 캐기 봉사활동은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까지 매년 이어졌다. 이후에도 미국 여러 지역에서 이민자 커뮤니티가 침입종 식물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며, 자원의 재발견과 현지 사회와의 협력을 통한 상생의 공동체 모델이 만들어졌다.

작은 실천이 남긴 교훈
이 사건의 핵심은 “남의 나라에서는 잡초, 내게는 소중한 자원”이라는 사실이다. 한민족의 집단적 협력과 식자재 활용 문화가 미국 지역 환경 문제 해결에 실질적으로 기여했으며, 이민자 커뮤니티의 적극적인 사회 참여와 문화적 교류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성공사례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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