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상위 전략무기 ‘스텔스 폭격기’ 개발 선언한 인도
전략폭격기는 오직 미국과 러시아 정도만이 운용 가능한 최상위 무기체계로, 핵 억제력과 전략적 장거리 타격 능력의 상징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런데 최근 인도가 자국에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초장거리 스텔스 폭격기를 개발하겠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전 세계 군사 및 외교 지형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인도가 제시한 목표 사거리는 무려 1만 2천km로, 이는 인도에서 출발해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거리다. 핵 탑재까지 고려하고 있는 이 계획은 단순한 무기 체계 개발을 넘어, 미국과 인도 간의 전략적 불균형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다.

동맹인가 잠재적 적인가, 모순된 인도의 전략 방향
현재 미국과 인도는 쿼드(Quad)와 인도·태평양 전략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는 데 협력하고 있다. 하지만 인도는 이와 동시에 전략적 자율성을 강조하며, 미국까지 타격 가능한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행보는 미국 입장에서 볼 때 이중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특히 동맹국이자 협력 파트너로 여겼던 인도가 사실상 미국을 잠재적 위협으로 보고 군사적 대응 태세를 갖추려 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신뢰의 균열을 초래할 수 있다. 인도는 전략적 독립을 강조하면서도 기술 확보를 위해 미국, 러시아, 유럽의 무기 기술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해 왔다.

B-21과 Tu-160, 두 가지 전략무기의 장점을 모두 흡수한다는 계획
인도는 이번 폭격기 개발에 있어 러시아의 Tu-160 ‘블랙잭’의 가변익 설계와 미국 B-21 ‘레이더’의 스텔스 기술을 결합할 것이라 밝혔다. 여기에 자국이 러시아와 공동 개발한 브라모스 NG 초음속 순항미사일을 최대 4발까지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초음속, 스텔스, 장거리, 내부 무장 등 네 가지 능력을 한 기체에 모두 구현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이는 아직 전 세계 어느 국가도 성공적으로 통합하지 못한 고난이도 기술이다. 실제로 B-21은 초음속이 아니며, Tu-160은 스텔스 성능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도의 계획은 기술적으로도 매우 도전적이다.

기술력의 벽, 현실적인 한계와 과제
인도는 국산 전투기 테자스 개발에만 수십 년이 걸렸고, 아직 고성능 항공기용 제트 엔진조차 자체 개발에 성공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초음속 스텔스 전략폭격기를 2035년까지 실전 배치하겠다는 계획은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시각도 많다.

전문가들은 기술적 자신감보다는 정치적 선언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인도가 이를 강행한다면 향후 수십 년간 미국, 러시아, 중국 등 주요 강대국들과의 전략 균형 구도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전략무기 개발로 드러난 국제정치의 본질
이번 인도의 폭격기 개발 선언은 단순한 무기 체계 개발이 아니라, 국제정치의 냉혹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다. 동맹이나 우호 관계가 언제든지 뒤바뀔 수 있으며, 자국의 생존과 안보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정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인도는 미국과 전략적 협력을 유지하면서도, 언제든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통해 강대국의 길로 들어서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이러한 행보는 세계 각국에 ‘영원한 동맹은 없다’는 메시지를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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