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파 한쪽에 얌전히 앉아있는 강아지 한 마리. 그런데 그 모습이 어딘가 낯설고도 조심스럽습니다. 귀는 약간 뒤로 젖혀지고, 눈동자는 살짝 옆으로 돌려져 있습니다. 마치 “혹시… 당신은 누구죠?”라고 묻는 듯한 곁눈질. 익숙한 주인의 품이 아닌, 다른 사람의 옆에 앉아 있는 이 강아지는 지금 작은 혼란 속에 빠져 있는 듯해요.

강아지의 표정은 복잡미묘합니다. ‘짖을까? 말까?’, ‘이 사람은 나를 쓰다듬어도 되는 사람일까?’ 그런 고민들이 얼굴 위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꼬리는 살짝 몸에 붙은 채, 웅크린 자세로 소파 구석에 자리를 잡고 있지만, 그 시선은 계속해서 조심스레 사람을 향하고 있습니다. 마치 누군가가 문을 열고 들어오기를, 자기 이름을 부르며 익숙한 발걸음이 다가오기를 기다리는 것 같기도 해요.

사실 우리도 이런 경험이 있죠. 혼자 남겨진 방, 낯선 친구의 집, 혹은 처음 보는 친척 앞에서 괜히 손을 모으고 말수가 줄어들던 그 어색한 분위기. 이 강아지는 지금, 바로 그 ‘어색한 첫 만남’의 한가운데에 놓여 있습니다.
레딧의 한 댓글처럼 “얘 표정이 진짜 너무 현실적이야. 나도 처음 친구 부모님 뵐 때 저 표정이었음”이라는 반응이 있었는데, 강아지가 보여주는 이 작은 눈짓 하나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기에 가능한 말이었겠죠.

이 강아지가 무엇보다 사랑스러운 이유는, 낯선 이와의 거리감 속에서도 예의를 지키려는 듯한 모습 때문이 아닐까요? 짖거나 도망치기보단, 그저 조용히 눈으로 묻는 방식—‘혹시 우리, 아는 사이인가요?’

이 작은 순간은 강아지에게 낯섦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관계’의 시작점일 수도 있어요. 어색함이 익숙함으로, 거리감이 신뢰로 바뀌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가까워진다면, 언젠가 이 소파 위의 강아지는 ‘그 사람’ 옆에서도 편히 등을 기대고 눈을 감을 수 있겠죠.

그러고 보면 우리 역시 새로운 사람 앞에서 늘 조심스럽고 어색하지만, 그 시작이 있었기에 소중한 인연들도 만들어졌던 것 아닐까요? 낯선 이를 향해 보내는 조심스러운 눈빛, 거기엔 경계보다 따뜻한 가능성이 더 많이 숨어 있을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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