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서점은 항상 ‘지하’에 있을까?
서울 시내 대형 서점들을 떠올려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다. 하나같이 모두 ‘지하’에 있다는 점이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은 교보생명빌딩 지하 1층에, 영풍문고 종각종로점도 영풍빌딩 지하에, 중고서점 알라딘 역시 전국 주요 지점 대부분이 지하에 입점해 있다.
이처럼 대형 서점이 유독 지하층에 자리 잡는 이유는 단순한 인테리어나 임대료 때문이 아니라 훨씬 물리적인 이유에서 비롯된다.
📌 요약: 대형 서점들이 지하에 많은 이유는 단순히 위치 선호도가 아니라 ‘책 무게’와 관련된 구조적 제약 때문이다.
⚖️ 책 무게는 상상 이상…건물이 버틸 수 없다
책의 무게는 생각보다 훨씬 무겁다. 수천 권, 수만 권의 책이 모이면 그 하중은 자동차 몇 대에 맞먹는다. 국토교통부의 ‘건축구조기준’에 따르면 도서관의 서고는 1㎡당 750kg까지 하중을 견디도록 설계돼야 한다.
이는 일반 아파트 거실(200kg)이나 사무실(250kg)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하지만 대부분의 일반 건물은 이러한 하중을 고려해 지어지지 않기 때문에, 서점이 입점할 수 있는 상층부는 사실상 거의 없다.
📌 요약: 서점이 들어서기엔 대부분의 건물 지상층이 책 무게를 감당하기엔 너무 약하다.
🚗 그래서 결국 지하로…주차장 하중 덕분
대형 서점들이 결국 선택하는 대안은 지하층이다. 건물 지하 공간은 원래 자동차가 다니는 주차장으로 활용되며, 1㎡당 최대 1200kg까지 견디도록 설계되는 경우가 많다.
자동차 무게를 감당해야 하므로 지하 구조는 지상보다 훨씬 튼튼하게 만들어지는 셈이다. 덕분에 대형 서점들이 수만 권의 책을 비치해도 구조적으로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지하층 중심으로 입점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 요약: 자동차 무게를 고려해 설계된 지하 구조는 책 무게도 버틸 수 있어 서점 입점에 유리하다.
🏛 도서관도 무너지기 직전? 책 무게가 만든 위험
하지만 지하에만 있다고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심지어 설계 당시 책 보관을 고려한 공공 도서관조차 한계를 넘어서면 위험해진다. 2011년 국회 보고서에 따르면, 국립대학 10곳 중 6곳은 도서관의 최대 적정 소장량을 초과해 책을 보관 중이었다.
제주대는 기준보다 66%를 초과했고, 강원대는 중앙도서관에서 지반 침하와 외벽 균열이 발생했다. 책이 너무 많아 건물이 견디지 못하는 수준까지 이른 것이다.
📌 요약: 도서관도 기준을 넘어서면 건물 균열, 지반 침하 등 심각한 구조적 위험에 노출된다.
💾 디지털 전환과 공동 보존으로 해결 시도
이에 따라 해외에서는 책 보관 방식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저작권이 만료된 책은 디지털화해 보관하거나, 여러 도서관이 공동 보존 서고를 운영해 무게 부담을 분산시키는 방식이다.
일본이나 유럽 일부 국가는 이런 시스템을 일찍 도입해 도서관 건물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는 반면, 한국은 여전히 실물 보관 위주의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향후 서점과 도서관 모두 구조 안전성을 고려한 새로운 방식의 공간 설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 요약: 해외는 디지털 전환과 공동보존으로 하중 문제를 분산시키는 반면, 한국은 아직 한계에 가까운 물리적 저장 위주다.
🧠 독서공간의 본질…안전까지 생각해야 할 때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대형 서점을 반길 것이다. 하지만 수십 톤의 책이 쌓인 공간이 제대로 된 구조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다면, 그 공간은 언제든 위험한 장소가 될 수 있다.
건물의 하중 설계 기준을 뛰어넘은 책 더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이제는 단순히 책을 많이 보유하는 것보다 ‘어떻게 안전하게 보관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결국 책은 사람을 위한 것이고, 공간 또한 사람을 지켜야 한다.
📌 요약: 책은 지식의 무게인 동시에 구조물의 하중이 되기도 한다. 이제는 안전한 독서 공간 설계가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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