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걱정으로 꽉 찬 얼굴의 주인공, ‘범(Bum)’
얼굴만 보면 지금 당장 걱정되는 일이 열두 가지쯤은 있는 것 같은 고양이가 있어요. 눈썹이 내려가 있어서 그런 걸까요? 눈빛도 촉촉하고 입꼬리도 살짝 내려간 이 고양이의 이름은 ‘범(Bum)’. 구조 당시엔 손바닥만 한 새끼였는데, 태어난 지 5주쯤 됐을 때 보호소로 들어왔다고 해요.
사진을 보면 다들 이렇게 말해요.
“얘… 너무 걱정돼 보여ㅠㅠ”, “무슨 고민 있어?”
근데 이 걱정 많은 얼굴이 오히려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는 거, 아시죠?

겉모습은 걱정쟁이, 속은 장난꾸러기
재밌는 건, 범의 표정만 그렇지 성격은 완전 딴판이라는 점이에요.
호기심은 또 얼마나 많은지, 박스만 보면 들어가고, 커튼 뒤에도 숨고, 새 인형만 있으면 질질 끌고 다니며 뒹굴고 난리가 나요.
특히 인형 껴안고 낮잠 잘 때 그 걱정 가득한 얼굴로 자고 있으면… 진짜 세상 평화가 거기 있어요.
보호자는 “얘 성격 보면 ‘이 얼굴이 왜 이렇게 생겼지?’ 싶을 정도로 명랑하고 발랄해요”라며 웃었대요.
그러니까 걱정스러운 얼굴은 그냥 ‘디폴트 모드’일 뿐이죠.

고양이 하나로 바뀐 하루의 분위기
처음엔 걱정 많은 얼굴 때문에 걱정했대요. 혹시 어디 아픈 건가, 뭔가 스트레스 받은 걸까? 근데 병원에서도 “건강하다”고 했고, 먹는 것도 잘 먹고, 노는 것도 잘 놀고, 그저 타고난 표정일 뿐이었어요.
오히려 그 독특한 인상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고, 보호소 SNS에 사진이 올라오자마자 반응 폭발.
“입양해도 되나요?” “이 표정 너무 사람 마음 흔든다ㅠㅠ” 같은 댓글이 줄줄이 달렸죠.
결국 보호소 직원 중 한 명이 가족으로 맞아주게 되었고, 지금은 평생 집사 품에서 안정적인 하루하루를 살고 있어요.

‘표정’은 그냥 얼굴의 일부일 뿐이야
사람도 그렇잖아요. 무표정하면 오해받고, 눈썹만 찡그러져 있어도 “왜 화났어?”라는 말 듣고.
범도 딱 그런 경우예요. 다정하고 활달한 성격을 가졌지만, 타고난 얼굴 덕분에 늘 “무슨 일이야?”라는 걱정을 사죠.
하지만 그 덕분에 더 많은 관심을 받았고, 지금은 세상에 하나뿐인 ‘표정 부자’ 고양이로 살아가고 있어요.
범을 보면서 문득 그런 생각도 들어요.
누군가의 ‘다른 점’이 누군가에겐 가장 따뜻한 매력으로 다가갈 수도 있겠구나, 하고요.

나도 모르게 계속 보게 되는 얼굴
범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이상하게 마음이 간질간질해져요.
그게 꼭 ‘귀여움’ 때문만은 아니고, 약간은 보듬어주고 싶어지는 감정이랄까요.
걱정하는 눈빛으로 나를 보는 것 같은데, 알고 보면 그 눈빛 안에 궁금함도 있고, 기대도 있고, 조용한 애정도 들어 있는 듯해요.
아마 그래서 범의 사진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되고, 기억에 남는지도 모르겠어요.
살짝 내려간 눈썹 하나에도 이야기가 담길 수 있다니, 고양이 세계도 참 신기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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