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 공군이 한국산 정밀유도폭탄 키트 KGGB에 큰 만족을 나타내며 추가 구매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초기 실전 배치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데 따른 반응으로, 향후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관심 확산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무기는 기존 비유도폭탄에 유도 기능을 부여해 가격 대비 성능을 극대화한 ‘가성비 정밀 유도 무기’로 평가받고 있다.

KGGB, 20발만 먼저 도입한 태국…실전에서 탁월한 효과 확인
태국은 지난 수년간 국경지대에서 캄보디아와 산발적인 교전 상태를 이어오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한국산 FA-50 경공격기를 도입해 실전 투입해왔다. 태국 공군은 1차 도입 당시 FA-50 전투기와 함께 정밀유도폭탄 키트 KGGB를 소량, 약 20세트 구매했다.
이 KGGB는 미군이 사용하던 500파운드급 자유낙하 폭탄(MK-82)에 장착 가능한 키트로, 기존 무기에 정밀 유도 능력을 부여하는 장비다. 초기 실전 운용 결과, 다수 폭탄을 퍼붓는 기존 방식보다 KGGB를 이용한 단일 정밀 타격의 효율성이 훨씬 뛰어났다는 평가가 현장에서 나왔다. 특히 방공망 바깥에서 공격이 가능하다는 점이 태국군에 강한 인상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1발당 1억 원, 정밀도 1m 내외…‘가성비 스텔스 무기’ 각광
KGGB는 한국의 방산업체 LIG넥스원이 개발한 정밀유도 키트로, 일반 MK-82 폭탄에 장착할 경우 활공 유도폭탄으로 변모시킨다. 이 키트는 자체 GPS 기반 유도 시스템과 접이식 활공 날개를 통해 47km에서 최대 103km까지 비행이 가능하다. 고도와 속도에 따라 활공 거리는 다르지만, 통상 중고도 이상에서 투하 시 적 방공망 사거리 밖에서 표적을 타격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CEP(원형공산오차)가 1~2m 수준으로, 수십억 원대의 고급 유도무기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정확도를 보유하고 있다. 가격 또한 1발당 약 1억 원 내외로, 기존 GPS 재밍만 없다면 거의 레이저유도 수준의 성능을 보여준다.

100발 단위 추가 구매…실전 경험이 만든 ‘신뢰’
태국은 초기 구매한 20발의 KGGB를 이미 실전에서 모두 소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전투 상황이 지속되는 만큼 추가 구매가 불가피하다는 내부 판단이 내려진 상태다. 이에 따라 태국 공군은 100발 단위의 추가 물량 구매를 한국 방산업체와 협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인 계약 규모나 단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존보다 단가가 소폭 인상된 형태로 수출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번 계약은 단발성 수출이 아니라 실전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재구매 수출’이라는 점에서 한국 방위산업에 상당한 신뢰성과 마케팅 효과를 동시에 제공한다.

정밀 유도 시장의 틈새 공략…국제적 경쟁력 확보
KGGB는 고가의 정밀유도무기 시장에서 틈새를 공략한 성공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JDAM(Joint Direct Attack Munition)과 유사한 개념이지만, 구조가 단순하고 가격이 저렴하며 한국이 독자적으로 수출 가능한 무기라는 점에서 강점을 가진다. GPS 유도 기반이라 악천후 상황에서도 정밀 타격이 가능하며, 사거리와 정밀도 측면에서 중소국가들의 현실적 수요에 부합한다.
태국의 실전 도입 이후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 역시 KGGB의 운용 성능에 주목하고 있다는 전언도 있다. 특히 기존 폭탄 재고가 많은 국가일수록 KGGB 같은 유도 키트 형태의 무기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

LIG넥스원의 성과와 한국 방산 수출 확대 기대
KGGB는 한국의 방산기업 LIG넥스원이 개발하고 있으며, 에어로스페이스 부문 내에서 정밀 타격 솔루션의 핵심 제품군으로 자리잡고 있다. KGGB는 과거 한국 공군의 F-5, F-4 전투기용으로 개발됐으며, FA-50·KF-16·F-15K 등 다양한 기종에 통합 운용이 가능하다.
이번 태국의 추가 수출 사례는 LIG넥스원에게 실전 효과 기반의 해외 레퍼런스를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으며, 다른 국가의 수출 협상에서도 강력한 근거 자료가 될 수 있다. 또한 한국형 전투기 KF-21이 향후 수출될 경우, KGGB 같은 국산 무기군과 패키지로 묶여 방산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유도무기 경쟁 시대…‘정확한 1발’이 승부 가른다
최근 현대전은 ‘많이 퍼붓는 전쟁’에서 ‘정확한 1발의 전쟁’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드론과 위성 정찰의 발전, 전자전의 강화 속에서 한 번의 정밀 타격으로 적 핵심을 무력화하는 능력은 전장의 판세를 좌우한다.
KGGB는 이러한 정밀 타격 패러다임에 맞춘 대표적 무기체계로, 고가의 탄도미사일이나 장거리 순항미사일 없이도 값싸고 효율적으로 전략 거점을 타격할 수 있는 해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태국의 긍정적인 사용 경험과 추가 구매는 이러한 변화 흐름에서 한국 방산이 갖는 새로운 경쟁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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