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만 유치 목표” 북 원산갈마, 외국인 ‘0명’ 현실의 민낯
“세계적 관광지” 야심…하지만 외국인 입장은 ‘봉인’
북한이 2025년 야심차게 개장한 강원도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는 백사장 ‘명사십리’를 중심으로 ‘세계적 복합 해변 리조트’를 표방하며, 연간 100만 명 방문객 유치를 공식 목표로 내세웠다.
북한 내부 선전·관광 당국, 관영 매체들까지 매일 이곳을 “북한 신(新)경제·리조트 외화벌이의 거점”이라고 치켜세웠다. 중·러를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가 성공의 핵심조건임을 분명히 했고, 실제로 일부 러시아 여행사는 7월부터 숙박 포함 패키지 상품을 온라인에 홍보하며 예약을 받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외국인 금지 조치…“외국인은 받지 않습니다”
하지만 7월 중순, 북한 국가관광총국과 웹사이트 ‘조선관광’에는 충격적인 공지가 뜬다.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에서 외국인 관광객은 잠정적으로 받지 않고 있다.” 이는 실제 개장(7월 1일)에서 불과 보름만에, 사전 예약까지 진행했던 외국인 관광객 입장을 전면 금지하겠다는 의미다.
왜 이랬을까?
북한은 공식적인 이유를 절대 밝히지 않았다. 다만 각종 보도·분석엔 일관된 ‘현실의 벽’이 포착된다.

“외국인 관광객 없다”…드러난 이유들
- 외국인 수요 절벽
외화벌이 핵심인 러시아·중국 관광객 ‘주문 폭주’를 기대했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다.
- 7월 들어 예약한 러시아인 중 실제 상품을 완주한 이들은 극소수(러시아 단체관광 12명 내외)로 확인됐다.
- 8월 추가 예약도 미지수. 러시아 근로자 평균 월급(약 150만~200만 원)의 1.5배에 달하는 3일~1주일 여행비(약 250만 원)는 “험난한 벽”이었다.
- 중국은 여전히 대북 단체여행 자체가 공식적으로는 막혀 있고, ‘가성비’와 ‘편의성’에서 중국인들을 끌어들일 만큼 메리트가 부족했다.
- 비싼 비용, 나쁜 입지·인프라
- 시설 투자비를 반영한 고가 요금(숙박/이동/식사 일체 포함 3일 1800달러~2500달러), 저질 교통(열악한 도로·철도, 직항편 부재), 현지 언어 서비스· 카드결제시스템 등 외국인 맞춤 서비스 절대적 부족.
- 러시아·중국 관광객 사이에서는 “소치, 하이난 등 수십 곳 배로 싸고, 더 안전하며, 재밌는 휴양지가 넘친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 인위적 시설·환대 풍경, ‘북한 실상’ 노출 우려
- 러시아 장관 등 해외 사절단 방문시 리조트 풍경이 ‘주민 동원’ 혹은 ‘공연형 손님’으로 연출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 취재진 체험기엔 “관광객으로 연기하는 조선노동당원들, 썰렁한 해변, 텅 빈 식당” 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 실제 외국인이 유입되면 북한 리조트 인프라·접객, 현지 실상 등 감추고 싶은 문제들이 그대로 노출된다.
- ‘운영 미비점’ 보완·불가피한 조정
- 개장 후 보름여간 직접 운영해보면서 외국인 대상 시설·치안·언어·음식·결제 등 다방면에서 ‘준비 부실’이 밝혀졌다는 관측도 있다.
- 적은 방문객으로도 동시 만족·통제에 한계가 드러남에 따라, 당국이 “재정비 기간”을 택했을 개연성이 높다.

공식은 ‘내국인만’…100만 목표의 민낯
지금의 원산갈마는 ‘전국 각지 근로자, 인민 대상 당정 동원형 관광’만으로 꾸려지고 있다. 북한은 방송·신문을 통해 “명사십리 백사장에 매일 근로자들이 모여든다”, “청년·노동자 단체 관광, 가족·기관별 행사로 리조트가 연일 흥성” 등의 소식을 강조한다.
내국인 동원률 덕분에 표면상 ‘활기찬’ 홍보 영상을 내보내고 있지만, 애초 숙박시설 10개동, 1000실 이상, 동시 입장 수천 명을 내걸었던 야심찬 글로벌 리조트 타이틀에는 한참 못 미치는 실정이다.

북한 야심이 무너진 구조적 한계
- ‘국제제재·자재부족’ & 행정 실패
2019년 완공 목표였던 이 시설은 대북제재·자재난·코로나 봉쇄·공사 인력 부족으로 수차례 좌초됐으며, 국내외에선 “누적된 결함·안전 미비” 지적 역시 끊이지 않았다. - 외화난과 운영 적자, 성공사례 전무
기존 금강산 관광, 마식령 스키장 등 북한의 외자·관광 유치 사업은 대체로 외부 정책·가성비 문제, 수요 부진, 구조적 부실로 성과 없이 마감된 전례가 반복 중. - 지정학 리스크와 신뢰 부족
남북, 미북, 중북 등 외교관계 변화, 제재 회피 불능, 국제 사회의 의구심이 걸림돌이 돼 외국인 대상 자유관광은 애초부터 어려움이 컸다.

“100만 명은 가짜”…아직도 멀기만 한 북한 관광의 글로컬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의 ‘외국인 관광객 0명’ 현실은 북한 내부 선전·홍보와 극명히 대조된다. 이유는 외화 유치 실패만이 아니라, ‘역량 부족+시장 외면+정치 통제+국제구도 불리’가 만든 총합적 구조 한계 때문이다.
- 내국인 동원형 “가짜 활기”와 달리, 알고 보면 진짜 ‘고립된 리조트’, 숙소만 번듯한 척하는 “투명한 리허설장”의 실상만 드러났다.
- 멀쩡한 글로벌 명소가 아니라, 누구도 가지 않는 “인위적 쇼윈도 관광지” 한계를 또 한 번 드러낸 사례.
- 개선 없는 북한 구조에선 앞으로도 외국인 관광객의 의미 있는 유입과 지속가능 성공은 요원하다.
북한의 ‘100만 목표 관광지’는 당분간 허상으로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 북의 관광개방 야심은, 현실의 냉혹한 시장과 현실 앞에서 다시 한번 뼈아픈 한계를 증명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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