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장님 동네, 평창동의 과거와 현재
평창동은 한남동, 성북동과 함께 서울 3대 부촌의 하나로 오랫동안 자리잡아왔습니다. 북한산을 끼고 있어 주변 녹지와 환경이 쾌적하고, 서울 중심부와 가까우면서도 상대적으로 조용해 사생활 및 보안 측면에서 재계 인사들이 많이 선호했습니다.
가나아트센터 등 여러 갤러리와 문화시설이 포진해 있어 ‘아티스트의 마을’로도 불렸고, 각종 고급 단독주택이 빼곡히 모여 있는 서울 도심 최고의 고가 주택지로 손꼽혔습니다.
정재계, 문화계 유력 인사들, 방송인 홍진경 씨, 최근 이효리·이상순 부부까지 유명 거주자 소식이 이어지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단독주택 중심 부촌의 시장 변화
평창동은 단독주택 구조가 중심인 독특한 구획을 갖습니다. 땅값과 부동산 가격 역시 오르기는 했지만, 최근 몇 년 새 한남동, 반포, 성수동 등 신규 부촌의 고가 아파트가 부상하면서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작아졌습니다.
예를 들어, 2021년 29.5억원에 거래된 ‘오보에힐스’ 전용 273㎡가 2024년 35억원에, 전용 271㎡도 2022년 32억원에 팔리는 등 꾸준히 올랐지만, 신축 아파트의 시세 급등률에는 못 미치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지난 5월 성수동 트리마제 전용 136㎡는 59억원에, 84㎡형도 38억~39억원선에 거래됐고,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는 최고 60억원을 찍으면서, 최근 평창동을 “성수나 반포보다 저렴한, ‘가성비’ 부촌”이라 부르는 이들도 늘고 있습니다.

평창동이 ‘한물 간 부촌’이 된 이유
1. 부동산 트렌드의 변화
과거에는 대지 넓고 조용한 단독주택이 최고의 주거 형태였습니다. 최근엔 관리가 용이하고 치안·주차·편의시설이 집결된 고밀도 아파트가 압도적 선호를 얻고 있습니다. 반포, 한남, 성수 등 신축 대단지 아파트의 인기는 현대적 편리함, 고급 커뮤니티 서비스, 압도적 환금성 덕분입니다.
2. 교통과 접근성의 한계
평창동은 지하철 등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집니다. 거리와 자연을 우선시한 설계 때문이기도 한데, 일부 주민들은 오히려 외부 접근성을 제한하려 연장선 반대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교통불편=생활 불편’으로 인식이 전환되고 있습니다.

3. 유지·관리 비용 부담 및 주택 노후
평창동 단독주택은 취득세, 재산세 등 세금·유지비와 주차시설, 리모델링·대수선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고급주택임에도 신규 아파트 대비 상대적으로 관리 혜택이 부족하고, 일부 주택은 이미 20~30년 이상 노후되어 전체 리모델링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실제 이효리 부부가 60억원에 단독주택을 매입했어도, 별도 리모델링에 최소 수십억원, 중과세까지 감안하면 총 투자비가 약 100억원에 달할 전망입니다.
4. 시장 이미지 변화
전통·고급의 상징이던 평창동도, MZ세대 등 젊은층에게는 ‘올드하다’, ‘덜 세련됐다’는 이미지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문화 콘텐츠 소비지로 한남동, 성수동 등지에 밀리고 있는 것입니다.

여전히 고급부촌의 가치와 도전
그럼에도 평창동은 북악산 조망, 문화인프라, 쾌적성, 진정한 프라이빗 보장 등 여전히 특별한 입지를 지닌 곳입니다. 단, 신흥 부촌과 경쟁에서 프라이빗·자연·문화라는 고유 가치를 어떻게 브랜드화할지, 편의성과 시장 기대에 어떻게 응답할지가 평창동 부촌의 미래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회장님댁 동네’ 1등으로 불리던 평창동. 프리미엄의 ‘진짜 가치’와 실용적 가성비, 그리고 시대적 트렌드 변화가 교차하는 이 동네의 소멸과 도전은, 오늘날 대한민국 부동산시장·주거문화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지점입니다. 명성과 가격, 실용성과 라이프스타일 사이에서, 평창동 부촌의 미래 고민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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