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실 한가운데 놓인 낮은 테이블, 그 뒤쪽 어둠 속에서 뭔가 아주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고요한 정적을 깨지 않으려는 듯, 아주 천천히, 정말 조금씩 고개를 내미는 고양이 한 마리. 처음엔 움직이는 기척만 있었고, 이내 테이블 너머에서 작고 동그란 두 눈이 살며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 눈은 경계심과 호기심이 뒤섞인 빛을 띄고 있었습니다. 귀는 낮게 눕혀지고, 머리 윗부분만 살짝 보이는 모습은 마치 그림자처럼 스며들 듯한 인상이었죠. 고양이는 고개를 아주 미세하게 끄덕이며 주위를 살핍니다. 혹시 들켰을까? 아니면 아직 눈치 못 챘을까? 그 눈빛 속에는 마치 작전을 수행하는 첩보 요원 같은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숨소리조차 죽인 채 지켜보던 고양이는, 그 작은 머리 위로 천천히 몸을 더 드러냅니다. 그러나 여전히 테이블 위로는 올라오지 않고, 딱 눈만 보일 만큼만. 그 모습이 어찌나 절묘하고 귀여운지, 보는 이마저 숨을 죽이게 만들었습니다.

레딧 유저 중 한 명은 “저건 고양이가 아니라 훈련받은 스파이야”라며 웃음을 터뜨렸고, 또 다른 이는 “눈만 보이는 저 순간이 제일 무서우면서도 귀여워”라며 찬사를 보냈습니다. 그만큼, 그 조심스러움은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묘하게 몰입하게 만드는 묘한 힘이 있었죠.

여러분도 혹시 그런 적 있으신가요? 무언가를 조심스럽게 시도하려다가 괜히 너무 티 나서 더 눈에 띄었던 순간. 이 고양이처럼 말이죠. 사실 아무리 숨으려 해도, 가장 빛나는 부분은 드러나기 마련인가 봅니다.

우리도 어쩌면 누군가의 눈에는 저렇게 살며시 고개 내민 모습으로 비치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그 조심스러움조차도 우리의 귀여운 용기일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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