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인이 사냥으로 얻은 지방분을 두고두고 쓰기 위해 저장고를 짓고 운영했다는 흥미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네안데르탈인이 상상보다 영리했음을 보여주는 연구에 학계가 주목했다.
독일 노이비트 MONREPOS 고고학연구센터는 3일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센터 고고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네안데르탈인이 운용한 지방 저장고의 흔적을 독일 동부 노이마르트 노드 지역에서 발견했다. 네안데르탈인들은 약 12만5000년 전 만든 이 시설에서 덩치가 큰 포유류의 뼈를 발라내고 골수와 기름을 저장한 것으로 추측된다.

MONREPS 고고학자 러츠 킨들러 박사는 “네안데르탈인의 대규모 동물 지방 처리장으로는 가장 오래된 흔적”이라며 “당시 네안데르탈인은 동물의 골수와 지방을 저장하고 오랜 시간 여러 용도로 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물을 사냥하고 해체해 필요한 부분만 저장한 이 시설은 현생 인류(호모 사피엔스)가 유럽에 도달하기 10만 년 전에 운용됐다”며 “이는 네안데르탈인이 생각보다 영리하며, 집중적이고 조직적이고 전략적으로 식량을 모았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시설을 조사한 연구팀은 네안데르탈인이 사냥 계획을 세우고 동물을 운반했으며, 살과 뼈는 물론 지방분의 가치까지 이해했다고 봤다. 또한 사냥감 일부를 나중에 운반하기 위해 특정 장소에 숨긴 사실도 알아냈다.

러츠 킨들러 박사는 “노이마르트 노드 지역에는 말과 사슴 등 동물 172마리의 뼈가 수도 없이 발굴됐다”며 “동물 뼈에서 부산물로 얻는 지방인 골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뼈를 모아야 한다. 상당량의 뼈에 남은 절단흔이나 의도적으로 부순 흔적은 네안데르탈인이 사냥감을 능숙하게 해체했음을 의미한다”고 언급했다.
네안데르탈인이 학자들의 상상보다 몇 배나 똑똑하다는 증거는 전에도 나왔다. 최근 연구에서는 네안데르탈인이 수영에 능숙했고, 맥주를 양조하거나 추상적 사고를 했을 가능성이 떠올랐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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