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세계 최초 드론 방어 시뮬레이터 개발
러시아 남부연방대학(SFU)의 학생들이 세계 최초로 드론 방어를 위한 인터랙티브 시뮬레이터를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시뮬레이터는 언리얼 엔진 기반으로 제작되었으며, 실제 전장에 가까운 환경을 가상으로 구현해 드론 요격 기술을 훈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플랫폼은 무선 신호 교란, GPS 간섭, 드론의 동작 반응 등을 실시간에 가깝게 모델링해 훈련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러시아산 드론 요격 무기까지 반영한 훈련 플랫폼
훈련생은 시뮬레이터를 통해 ‘하피(Harpy)’, ‘파르스(Pars)’와 같은 러시아 드론 방어용 소총과 ‘블랏(Bulat)’ 같은 탐지기를 실습할 수 있으며, 실제 드론과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는 다양한 종류의 타깃 드론을 대상으로 대응 훈련을 수행한다.
타깃 드론에는 상업용 DJI 드론부터 군용 장거리 드론까지 포함되어 실전에 가까운 학습이 가능하다. 이는 드론 위협이 실전에서 점점 현실화되는 가운데, 군의 전투 대응 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전 대비, 반복 훈련 가능한 ‘가상 전쟁터’
프로젝트 관계자는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스트레스 상황에서 드론을 식별하고, 탐지기를 작동하며, 무기를 정확히 조작하는 훈련을 반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시뮬레이터의 가장 큰 장점은 탄약을 소모하지 않고도 반복적이며 비용 효율적인 훈련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또한 훈련자는 가상 환경을 통해 다양한 변수에 대응하는 의사결정 능력까지 함께 배양할 수 있다.
드론 전쟁 현실화…매달 수천 대 드론 투입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역사상 최초의 ‘드론 전쟁’으로 불릴 만큼 드론의 대량 투입이 이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는 2025년 7월 한 달 동안 우크라이나에 6천 대 이상의 드론을 발사했다.
이는 전쟁 역사상 가장 많은 월간 드론 사용 기록이다. 특히 저비용 FPV 드론이 주요 전력으로 사용되며, 전체 사상자의 60~70%가 드론 공격으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드론 방어 위한 무기·전략 개발 가속화
이처럼 드론이 전장을 지배하는 흐름 속에서, 방어 수단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자국 드론을 활용한 요격 무인기 개발을 본격화했으며, 최근 수개월 간 약 1,500대 이상의 러시아 드론을 격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시에 러시아는 시뮬레이터를 통한 교육 확대 외에도 실제 전장에서 요격 장비와 전략 배치를 늘려가며 드론 대응 능력을 체계화하고 있다.
가상훈련이 실제 전투를 대체할 수 있을까
드론 방어 시뮬레이터는 분명 전력 보강의 새로운 수단이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현장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군사 분석가 유리 랴민은 “가상 훈련은 반복학습에 유리하지만, 실제 장비와 환경에 대한 훈련은 필수”라며, “시뮬레이터 이후에는 VR, 실물 총기 모형 등을 활용한 실제 훈련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현재 시뮬레이터에 몰입형 기술을 접목해 가상과 현실을 잇는 통합 훈련 체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