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3회 생일을 맞은 미국 화성 탐사 로버 큐리오시티가 특별한 버스데이송(생일 축하 노래)을 연주하며 자축 파티를 가졌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7일 공식 채널을 통해 전날 화성 탐사 개시 13년을 채운 큐리오시티를 위해 버스데이송을 연주하는 독특한 시도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큐리오시티는 2011년 11월 26일에 발사돼 이듬해 8월 6일 화성에 안착했다. 무려 13년째 화성에서 고독한 임무를 이어가는 큐리오시티를 위해 NASA 운용팀은 작은 이벤트를 마련했다.
NASA 관계자는 “큐리오시티는 스피커가 없어 소리를 밖으로 낼 수 없다”며 “버스데이송 연주에 사용된 것은 화성시료분석장치 샘(Sample Analysis at Mars, SAM)”이라고 전했다.
이어 “샘은 진동에 의해 소리를 낼 수 있어 이를 응용해 버스데이송 멜로디를 재현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2007년 샘을 통해 ‘반짝반짝 작은 별(Twinkle Twinkle Little Star)’을 연주하는 지상 테스트가 이미 성공했다. 13회 생일을 맞은 큐리오시티를 위해 버스데이송 연주를 프로그램한 뒤 화성에 전송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생일 축하 노래를 선물 받은 큐리오시티는 아무도 없는 화성에서 셀프 생일파티를 가졌다. NASA는 큐리오시티가 화성에 내린 지 1년이 되던 2013년 8월에도 버스데이송을 전송했고,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한 바 있다.
NASA 관계자는 “사실 큐리오시티의 버스데이송은 2013년과 올해 딱 두 번만 재생했다”며 “언뜻 냉정하게 들리겠지만, 큐리오시티를 이용해 버스데이송을 재생하는 것은 아무런 과학적 이득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큐리오시티는 핵전지로 구동되며, 에너지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며 “보다 오래, 안정적으로 화성을 탐사하려면 쓸데없는 동작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음악 연주는 화성 탐사와는 전혀 무관한 인간적인 이벤트라 아쉽게도 자주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화성의 척박한 환경에서 13년 넘게 미션을 이어가는 큐리오시티는 2022년 4월 시점에서 임무가 3년 연장돼 올해 10월까지 탐사가 예정됐다. 이달까지 큐리오시티가 화성에서 이동한 거리는 35㎞에 달한다.

보잉과 록히드 마틴이 25억 달러(약 3조4630억원)를 들여 공동 개발한 큐리오시티는 화성의 날카로운 암석에 여러 차례 파손됐고, 지난해 9월에는 바퀴 일부에 구멍이 뚫린 사실이 일반에 공개됐다. NASA는 금속 피로가 심각한 상황이라 주행 경로를 최적화하고 운용 방법을 계속 조정하고 있다.
너덜너덜해진 바퀴로 지금도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는 큐리오시티는 한때 호수였던 게일 크레이터의 지질을 조사 중이다. 아울러 과거 화성에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는 생명의 흔적을 찾고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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