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용한 오후, 햇살이 살포시 내려앉은 침대 위에 고양이가 느긋하게 엎드려 있었습니다. 부드러운 회색빛 털은 햇살을 머금어 따뜻하게 빛나고 있었고, 고양이는 반쯤 감긴 눈으로 주변을 평화롭게 바라보고 있었지요. 그러던 그때, 하얀 털의 토끼 한 마리가 종종걸음으로 고양이 쪽으로 다가옵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주저함도 없이 그 앞으로 뛰어드는 모습이 무척 사랑스럽습니다.

고양이는 토끼를 보자 눈을 동그랗게 떴지만, 금세 익숙한 듯 고개를 살짝 숙입니다. 그리고 아무 말도 없이, 조심스럽게 토끼의 머리 쪽을 핥아줍니다. 부드러운 혀끝이 천천히 토끼의 이마를 지나고, 그 동작은 한 번이 아닌 몇 번이나 반복됩니다. 토끼는 가만히 그 자리에 앉아, 자신을 향한 이 다정한 손길을 그대로 받아냅니다. 마치, “그래, 나도 너를 믿고 있어”라고 말하듯이요.

이 순간이 더 놀라운 건, 이 둘이 고양이와 토끼라는 점입니다. 천성과 본능이 다르고, 살아온 방식도 전혀 다를 텐데… 마음을 나누는 데에는 그런 구분이 전혀 필요 없어 보입니다. 고양이의 눈빛은 부드럽고도 진지하며, 토끼는 한 치의 경계심 없이 몸을 맡긴 채로 그대로 기대어 있습니다. 서로 다른 존재였던 둘이, 하나의 따뜻한 장면을 만들어낸 거죠.

레딧에서는 “세상에, 저건 진짜 픽사 애니메이션 장면 같다”, “나도 저런 친구 한 명만 있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고, “이런 게 진짜 케어지”라는 말도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도 살면서 문득 그런 존재를 만나고 싶어질 때가 있지 않나요? 말하지 않아도 다가와 주고, 따뜻한 손길로 괜찮다고 말해주는 존재 말이에요. 꼭 같은 종이 아니라도, 꼭 오래된 사이가 아니더라도, 마음이 닿는다면 우정은 그렇게 시작될 수 있겠죠.

고양이와 토끼의 짧은 교감 속에서, 오늘 우리도 누군가에게 다정한 존재가 되어줄 수 있을지 생각해 봅니다. 어쩌면 지금, 여러분 곁에도 조용히 마음을 열고 있는 누군가가 있을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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