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실 한가운데, 누가 봐도 ‘큰일’을 치른 흔적이 남겨져 있었습니다. 조심스레 움직이던 카메라는 그 흔적을 피해 주변을 둘러보다가 한 곳에서 멈췄습니다. 그곳에는 한 마리의 강아지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굳어 서 있었죠. 정확히 말하자면, 한쪽 뒷발을 살짝 들고, 미세한 떨림조차 없이 얼어붙은 표정으로 말입니다.

그 눈빛은 마치 이렇게 말하는 듯했습니다.
“내가 안 움직이면 아무도 나라고 못 알아채겠지…”
딱 걸렸다는 사실을 아는 듯 모르는 척. 그 상황을 부정이라도 하듯 발을 들고 멈춘 자세에는 *’나는 무관하다’*는 어설픈 위장심리가 담겨 있었고, 그게 또 어찌나 귀엽고 애잔하던지요.

고개는 미세하게 틀어진 채 정면을 외면하고 있었지만, 두 눈은 주변을 살짝 의식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도 자신을 탓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고작 몇 초짜리 영상 안에 가득 담겨 있었죠. 이 모습에 레딧 이용자들도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저건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의 포즈야”,
“진짜 범인은 다른 차원으로 사라졌다고 믿고 싶겠지…”
유쾌한 댓글들이 이 상황에 더 큰 웃음을 보탰습니다.

강아지들은 이런 순간에도 우리를 미소 짓게 만듭니다. 어른스러운 척 애쓰는 강아지, 어색한 위장이 실패한 걸 알면서도 꿋꿋이 버티는 모습… 왠지 우리 모습 같지 않나요?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중요한 건 그 실수 이후 어떻게 행동하느냐겠죠.
오늘도 작은 반려동물의 정지된 1초가 우리에게 말해줍니다.
“때론 웃기고 엉뚱한 그 순간들이, 하루를 따뜻하게 만들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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