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금물보다 ‘식초물’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잔류농약을 제거할 때 소금물을 사용하는데, 실제로는 식초가 더 높은 효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식초는 산성을 띄기 때문에 농약 성분 중 산에 약한 잔류물질을 분해하는 데 유리하다. 식초 1큰술을 물 1리터에 섞어 희석한 뒤 채소를 약 5~10분 정도 담가두면 농약 성분과 함께 표면의 박테리아 제거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특히 잎채소나 껍질째 먹는 채소에 효과적인 방법이며, 흙이나 먼지도 함께 떨어진다. 단, 너무 고농도의 식초를 오래 담그면 채소가 숨이 죽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세척 후에는 반드시 맑은 물로 한두 번 충분히 헹궈야 남은 산 기운이 입안에서 느껴지지 않는다.

탄산수로 세척하면 농약뿐 아니라 식감도 살아난다
탄산수는 잔류농약 제거에 있어 의외의 강점을 가진다. 탄산수에 포함된 이산화탄소 기포가 채소 표면의 미세한 틈을 파고들면서 이물질과 농약을 부드럽게 분리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산화탄소는 살균 효과도 일부 있기 때문에, 식초나 베이킹소다와는 다른 방식으로 작용한다.

특히 오이나 깻잎, 상추처럼 표면이 울퉁불퉁하거나 잎 사이가 많은 채소에 적합하다. 탄산수 1병 정도를 넓은 볼에 붓고 채소를 5분 정도 담가두면 잔류물과 먼지가 자연스럽게 분리되며, 채소 본연의 아삭한 식감도 더 잘 유지된다. 탄산수는 별도의 잔여물이 남지 않기 때문에 추가 헹굼 없이 바로 먹어도 되는 점도 실용적이다.

베이킹소다 세척은 농약뿐 아니라 방부제 제거에도 탁월하다
베이킹소다는 염기성을 띠는 대표적인 천연 세척제다. 잔류농약 중 일부는 산성 성분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베이킹소다로 씻으면 산성과 반응해 중화되며 쉽게 떨어진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큰 볼에 물을 담고 베이킹소다를 1티스푼 정도 넣은 후, 채소를 10분 정도 담가두면 된다.

그 후 손으로 가볍게 흔들어 헹궈주면 대부분의 잔류 성분이 사라진다. 특히 수입 채소나 과일처럼 표면에 방부제가 코팅된 제품에도 유용한 세척법이다. 다만 베이킹소다는 입자가 남기 쉬우므로, 반드시 마지막엔 깨끗한 물로 헹구는 과정이 필요하다. 채소에 남은 미세한 분말이 제거되지 않으면 쓴맛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흐르는 물만으로는 부족하다… 담갔다 흔드는 방식이 기본
흐르는 물로 간단히 헹구는 것만으로는 대부분의 잔류농약을 제거하기 어렵다. 실제로 농약 성분은 대부분 기름 성분을 일부 포함하고 있어, 표면에 단단히 들러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채소를 흐르는 물에 씻기 전, 반드시 물에 일정 시간 담가두는 단계가 필요하다.
이때 물은 미지근한 정도의 온도가 흡착력을 풀어주는 데 더 효과적이며, 5~10분 담근 후 가볍게 손으로 흔들거나 뒤집어주는 방식으로 잔류물을 제거해야 한다. 단, 지나치게 뜨거운 물은 채소의 조직을 무르게 하고 영양소 손실을 유도하므로 적절한 온도 조절이 중요하다. 흐르는 물은 최종 헹굼 단계에서 사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며, 이때 역시 손으로 문질러 주는 것이 필요하다.

여름철일수록 ‘씻는 시간보다 방식’이 더 중요하다
여름철은 기온이 높고 습도가 높아 세균과 곰팡이도 쉽게 번식하는 시기다. 그만큼 채소 표면에 붙어 있는 잔류농약과 오염물질이 더 빠르게 부패를 유도할 수 있다. 하지만 무작정 오래 씻는다고 안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채소의 수용성 영양소가 물에 빠져나가면서 영양 손실이 커질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건 씻는 시간보다 정확한 방식이다. 산성, 염기성, 탄산 등 각 성질을 활용한 세척법을 상황에 맞게 선택하고, 물 온도와 헹굼까지 유기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러한 방법을 일상화하면 굳이 고가의 세척제를 쓰지 않고도 안전하고 신선한 채소를 유지할 수 있다. 여름철 식중독은 대부분 사소한 세척 부주의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채소를 어떻게 다루느냐는 건강을 지키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