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박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봐야 할 부분이 바로 꼭지다. 꼭지가 신선하고 푸른빛이 도는 경우는 수확한 지 오래되지 않은 것이고, 단단하게 말려 들어간 꼭지는 자연 숙성돼 당도가 충분히 오른 경우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꼭지가 가늘게 말리면서 갈색빛을 띠고, 표면이 살짝 오목하게 들어간 모양이라면 수확 직전까지 밭에서 영양을 충분히 흡수한 수박일 수 있다.
반대로 꼭지가 두껍고 푸른색이 진한데도 물기가 많아 보인다면 아직 덜 익었을 확률이 높다. 꼭지 주변에 미세한 균열이 있는 것도 당도가 높은 수박에서 자주 보이는 특징이다.

밑바닥 ‘배꼽’의 색과 크기
수박의 밑면에는 땅에 닿아 있던 부분, 일명 ‘배꼽’이 있다. 이 부위의 색과 크기도 당도와 밀접하다. 배꼽이 크고 색이 희거나 누런 경우는 햇빛을 덜 받아 성장한 부분으로, 당도는 비교적 낮은 편이다. 반면 배꼽이 작고 크림색에 가까운 색을 띠면 골고루 햇빛을 받아 당도가 높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색이 너무 하얗지 않고 약간 노르스름하면서 선명하면 적당한 숙성을 거친 신호다. 크기와 색 변화는 수박이 밭에서 자란 환경과 숙성 기간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껍질 무늬와 색 대비
껍질의 초록색과 줄무늬의 색 대비가 강한 수박일수록 당도가 높다. 진한 초록과 선명한 검은 줄이 뚜렷하게 구분되면 햇빛을 충분히 받고 성장했을 가능성이 크다. 무늬가 흐릿하거나 전체적으로 옅은 녹색을 띤다면, 햇빛이 부족하거나 완전히 익지 않은 경우가 많다.

또 껍질이 단단하고 매끈하며 광택이 나는 것이 좋은데, 표면이 거칠고 광택이 없으면 수확 시기가 맞지 않았을 수 있다. 무늬의 폭이 일정하지 않고 불규칙하게 좁아지는 것도 자연 숙성을 거친 수박에서 자주 나타난다.

손으로 두드렸을 때의 소리
수박을 두드려서 나는 소리도 중요한 판별 방법이다. 손바닥이나 손가락 마디로 가볍게 두드렸을 때 ‘통통’ 울리는 저음에 가까운 소리가 나면 수분 함량이 높고 속이 잘 익은 경우다. 반대로 ‘딱딱’하고 높은 소리가 나면 속이 덜 익었거나 과숙해 속이 비어 있을 수 있다. 또 두드린 손에 미세하게 진동이 느껴지면 수박 속살의 밀도와 수분이 적절한 상태라는 신호다. 이 방법은 경험이 쌓일수록 정확도가 높아진다.

무게와 전체 균형
같은 크기의 수박이라면 더 무거운 것이 당도가 높을 확률이 크다. 무게감이 있다는 건 수분과 당분 함량이 높다는 의미다. 수박을 들어 올렸을 때 묵직하게 느껴지고, 양손에 쥐었을 때 무게 중심이 균형을 이루면 골고루 익은 경우다. 한쪽이 유난히 무겁거나 가벼우면 속이 고르지 않게 익었을 수 있다. 또 크기가 너무 크거나 작기보다는, 중간 크기에서 묵직한 것이 맛과 당도의 균형이 좋은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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