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미사일 시험 첫 성공에도 주민에선 숨긴 내막…대내외 분리 정보통제의 진실
2025년 여름, 북한 미사일총국이 “초대형 탄두 장착 전술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대외 매체를 통해 대대적으로 알렸다. 발표에 따르면 신형 탄도미사일 ‘화성포-11다-4.5’는 4.5t급 초대형 탄두와 320km 사거리, 목표 명중 정확도, 폭발 위력이 모두 검증되어 김정은 위원장의 극찬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현지 지도 장면, 미사일 개발의 큰 쾌거가 정작 북한 주민들이 읽는 노동신문에는 ‘한 줄 기사조차’ 실리지 않았다. 왜 최고 권력자가 대외적으로는 자랑스럽게 과시한 업적이 대내 공식 언론에서는 자취를 감춘 것일까?

대외 과시용 시험, 대내 은폐의 이중전략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 등 대외 매체와 조선중앙TV에서는 미사일 성공을 알렸지만 주민용 주요 매체인 노동신문에는 이 사실이 빠져 있었다. 이런 현상은 북한 미사일·군사 관련 대내 노출이 거의 ‘의사소통 상의 승리’에 영합할 때만 허용된다는 북한 정보통제 전략의 일환이다.
최근 북부와 북중 접경지역의 심각한 수해가 계속되며, 민심 이반과 생활고가 심해진 상황도 우선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미사일 한 발에 수십억 원~수백억 원이 들어간다는 사실, 온 나라가 기초소득·농업·주거 재해 복구에 시달리는 때에 “초대형 무기 발사에 나랏돈이 투입됐다”는 뉴스는 주민들의 박탈감과 불만을 부추길 리스크가 크다. 김정은 지도부는 외부에는 ‘군사 강국’ 이미지를 극적으로 부각하는 한편, 내부에는 생활 우선·민생 안정과 충돌하는 상징적 이벤트는 ‘일부러’ 피하고 있다.

이미 ‘성공’ 외쳐놓고 반복 노출 꺼린 복합 요인
이번 미사일 발사는 사실상 지난 7월 1일 이미 시험이 있었다고 대외적으로 자평된 바 있다. 재발사 소식을 대내외로 반복 강조할 필요성도 현 시점에서 크지 않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 내부에서는 거듭된 미사일 시험 보도가 전혀 특별한 일이 되지 않았고, 그 효과도 시간이 갈수록 줄어든다. “이미 성공한 무기를 왜 또 공개하나”라는 피로감, 만성 홍보효과 감소도 고려됐을 수 있다.

시민감정 배려, 체제 통제와 ‘감추기’의 정치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는 ‘우리도 못하는 일 남조선, 미국은 떨고 있다’는 자부심 환기가 강력하게 작용해왔다. 그러나 올해 여름 대홍수, 곡물·비료 부족, 사회적 불평등, 생활고가 맞물린 상황에서 군사 업적을 내세우면 “누구를 위한 군사강국이냐”는 불만이 터져나올 수 있다. “먹고 살기도 힘든데 무기 자랑?”이라는 극단적 불평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내부 결속과 지도자 ‘애민’ 이미지를 우선 부각하는 전략으로 돌아섰다.

‘쓰레기 풍선’도 똑같이 숨기는 정보통제 체계
최근 남한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이 빌미가 된 ‘쓰레기 풍선 살포’ 사건도 노동신문 등 주민 매체에는 일절 실리지 않는다. 이는 이슈의 성격, 주체적 선택 배경이 절대적으로 주민 동원·민심과 맞서는 자랑거리가 될 수 없다는 당국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주민들에게 대남 전단 문제를 알릴 경우, 오히려 외부 정보와 남한 사회에 대한 호기심·무력감을 키울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대내외용 언론의 절대 분리, ‘위기 때일수록 감춘다’
북한의 매체 운영 방식은 선전·동원과 통제·감추기의 이중적 논리로 흘러간다. 통상 김정은이 참관한 군사행사, 대규모 업적, 무기 개발 성공 등은 모두 노동신문에 최우선으로 다뤄져 왔다.
하지만 대대적인 자연재해, 민심 이반, 기타 고비용·고위험 군사 행동을 동시 경험하는 ‘불안기’에는 군사적 대외 과시 효과만 남기고, 대내 내부 비노출로 전환하는 모습이 더 뚜렷해졌다. 이는 북한 체제 특유의 민감한 시기 정보 차단, 민심 관리, 내부 청취 감시 체계가 여전히 강력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북한이 미사일 시험 성공에도 불구하고 주민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노동신문에는 이를 알리지 않은 이유는 경제/민생 악화와 민심 이반 상황에서 체제 위험 신호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보 통제, 반복되는 군사홍보의 내부 피로감, 그리고 국제적 이미지는 유지하되 내부 집단에는 필요 이상의 부담/불안을 피하려는 ‘통치 전략적 감추기’였던 셈이다. 한반도 위기와 장기 제재, 내부 경제난, 지도부의 불안감이 한꺼번에 작동해 만든 2025년 북한의 독특한 정치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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