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연합훈련 앞두고 포사격 훈련 감행
북한이 오는 18일부터 시작되는 정례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Ulchi Freedom Shield)에 대응하는 움직임으로 포병 사격훈련을 진행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2일, 인민군 대연합부대 산하 포병구분대가 참가한 사격훈련 경기가 전군의 전쟁 수행 능력과 임전 태세 완비를 목표로 실시됐다고 전했다. 이번 훈련은 북한군 총참모부의 전투훈련 계획에 따라 추진됐으며, 군사적 대응 메시지가 뚜렷한 것으로 해석된다.

훈련 목적과 전술적 의도
북한 매체에 따르면 이번 훈련의 목적은 화력지원전투행동조법에 대한 전술 단위 포병구분대의 숙련도를 검증하고, 우수 부대를 전군에 일반화하는 데 있다.
이는 단순한 실사격이 아니라, 전투 규정과 운용 절차에 맞춘 전술적 숙달을 평가하는 성격을 지닌다. 훈련 참가자들은 목표물을 정해진 시간 내 타격해 ‘백발백중’의 사격 능력을 입증했다고 북한은 주장했다. 이를 통해 포무기 체계의 효율성과 운용성을 현대전에 맞게 고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투력 과시와 대외 메시지
조선중앙통신은 훈련 결과를 두고, 포병구분대들의 높은 전투력과 상시 동원 태세가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압도적인 전투력으로 국경 너머의 군사깡패를 철저히 억제하고 국가 안전과 주권을 수호할 투철한 대적 의지를 과시하는 계기”라고 주장했다.
‘군사깡패’라는 표현은 통상적으로 미국과 한국을 지칭하는 북한식 표현으로, 이번 훈련이 한미 양국을 직접 겨냥한 심리전·대외 선전의 일환임을 드러낸다.

주요 지휘부의 참관
이번 훈련에는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겸 당 중앙위원회 비서가 참관했다. 리영길 인민군 총참모장이 그를 수행하며 훈련 전 과정을 지켜봤다. 다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참관하지 않았다. 이는 최고지도자가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군 고위 지휘부를 통해 훈련 의지를 과시하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종종 특정 시점에 김정은의 불참을 통해 ‘긴장 조절’ 또는 ‘정치적 메시지’의 여지를 남겨두는 방식을 택한다.

한미연합훈련과의 연계성
을지 자유의 방패 연습은 매년 8월 한미연합사령부 주관으로 실시되는 정례 훈련으로,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 검증과 한미동맹의 연합방위태세 점검이 핵심 목적이다. 북한은 이 훈련을 ‘북침 전쟁연습’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이번 포병 사격훈련은 훈련 개시 1주일 전 이뤄졌으며, 이는 사전 무력 시위이자 연합훈련에 맞선 ‘대응 행동’의 성격이 짙다. 특히 포병 전력 시위는 한반도 서부전선과 접경 지역에서의 긴장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향후 전망과 군사적 함의
이번 훈련은 북한의 군사적 대비 태세를 대외적으로 과시하는 동시에,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심리적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의 추가 무력 시위 가능성을 경계하며, 전방 지역과 해상·공중에서의 도발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또한, 북한이 포병 전력뿐 아니라 미사일·드론 등 비대칭 전력까지 동원하는 복합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을지 자유의 방패 기간과 그 직후가 남북 군사 긴장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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