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열차 수준의 속도를 자랑하는 ‘스팅’
우크라이나 드론 업체 ‘와일드 호넷’이 러시아의 샤헤드 자폭 드론을 요격하기 위해 개발한 초고속 드론 ‘스팅’을 공개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스팅은 1인칭 시점(FPV) 드론으로 최고 시속이 315㎞에 달한다. 이는 고속열차와 맞먹는 속도이며, 러시아의 샤헤드-136 자폭 드론 속도(약 180㎞)를 훨씬 능가한다.
와일드 호넷이 공개한 영상에서는 공 모양의 기체가 번개처럼 하늘을 가르며 날아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제작사 측은 “스팅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FPV 드론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대당 가격은 2,500달러이며 이미 100대 이상의 샤헤드 격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전술 혁신
스팅은 단순히 속도만 빠른 것이 아니라, 민첩한 조종 성능과 고속 추적 능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전장 환경에서 드론 요격은 속도와 기동성이 핵심인데, 스팅은 이를 모두 만족시키며 기존 방공 무기의 한계를 보완한다. 특히 대당 가격이 저렴해 대량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은 전면전 장기화 속에서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우크라이나는 스팅을 전방 지역에 집중 배치해 러시아의 자폭 드론 위협을 줄이고, 핵심 기반 시설 방어에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의 드론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상황에서, 스팅만으로는 새로운 위협에 완벽 대응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러시아의 제트 추진 샤헤드 등장
러시아는 이에 맞서 새로운 제트 추진 방식의 샤헤드 드론을 전장에 투입하고 있다. 미 군사 전문 매체 더 워 존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 신형 샤헤드는 시속 500㎞의 속도로 비행하며 기존 프로펠러 방식보다 빠르고 높은 고도에서 작전을 수행한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의 기존 방공 레이더에는 순항미사일로 표시되며, 탐지와 요격이 훨씬 어려워졌다.
제트 추진 샤헤드는 더 먼 거리에서 목표를 타격할 수 있고, 전자전 대응 능력도 향상돼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효율적으로 회피할 수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단순 속도 경쟁만으로 러시아 드론을 상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방공망 회피와 요격의 난제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 유리 이그나트는 “제트 추진 샤헤드 드론은 대부분의 방공망을 우회할 수 있다”며 “이를 요격하려면 대당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지대공 미사일(SAM)을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비용 문제는 전쟁 장기화 상황에서 심각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고가의 SAM을 비교적 저렴한 드론에 사용하는 것은 경제성이 떨어지며, 다른 위협에 대한 대응력을 약화시킨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저비용·고효율의 요격 수단을 계속해서 개발해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 스팅은 이러한 요구에 부합하는 솔루션이지만, 제트 추진형 드론에 대해서는 추가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드론 전쟁의 미래와 기술 경쟁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드론 경쟁은 단순한 무기 대결이 아니라 기술력과 생산 능력의 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서방 국가들의 기술 지원과 민간 드론 기업들의 혁신을 결합해 새로운 전술 무기를 빠르게 전장에 투입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기존 무기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하고, 속도·고도·항속거리 측면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취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드론 전쟁이 더욱 고속화·지능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양측 모두 자폭형, 요격형, 정찰형 드론의 대규모 운용을 통해 하늘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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