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극비 무기, DF-100 전격 공개
중국이 그간 철저히 비밀에 부쳐왔던 DF-100 초음속 순항 미사일의 실물 영상을 전격 공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해당 영상은 인민해방군 로켓부대 다큐멘터리에 삽입된 약 2분 분량으로, DF-100의 구체적인 사양과 발사 장면이 확인됐다. DF-100의 존재는 2019년 처음 확인됐으나, 당시 공개 영상은 2초에 불과했고 이후 삭제되기까지 했다.

이번 공개는 이례적으로,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이 의도적으로 힘을 과시하려는 전략적 행보라고 해석했다. 특히 DF-100은 미국과 동맹국의 군사 거점에 대한 직접적인 억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사거리 4000㎞, 마하5에 근접하는 속도
보도에 따르면 DF-100은 지속 비행 속도 마하 4, 일부 구간에서는 마하 5에 달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이다. 최대 사거리는 3000~4000㎞에 이르며, 이는 한·일·대만은 물론 괌의 미군기지까지 사정권에 넣는다. DF-100은 고정 목표물뿐 아니라 대형 해군 함정과 같은 이동 표적도 공격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해상 표적 타격 능력은 미국 항공모함 전단을 직접 위협할 수 있어,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 무기가 배치될 경우, 서태평양에서 미 해군의 활동 반경이 크게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의 ‘다크 이글’ 배치와 맞물린 공개
DF-100 공개 시점은 미국의 전략적 움직임과도 겹친다. 미 육군은 지난달 호주에서 열린 ‘2025 탈리스만 세이버’ 연합훈련에서 동맹국 중 최초로 장거리 극초음속 무기(LRHW) ‘다크 이글’을 배치했다. 다크 이글은 마하 5 이상의 속도를 내며 사거리는 2700㎞에 달한다.

극초음속 무기는 비행 중 궤도 변경과 회피 기동이 가능해 기존 미사일 방어망을 뚫을 수 있어 ‘게임체인저’로 불린다. 아시아타임스는 “다크 이글의 호주 배치는 중국 주변 미사일 방어선을 강화하고 억지력을 최전선까지 확장하려는 미국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미·중 하이퍼소닉 경쟁 심화
중국의 DF-100과 미국의 다크 이글 배치는 양국의 극초음속 무기 경쟁이 본격화됐음을 의미한다. 미사일 기술 경쟁은 단순히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탐지 회피·고정밀 타격·다중 표적 공격 능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일본, 호주 등 동맹국을 거점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억지력을 강화하려 하고, 중국은 자국 연안에서 멀리 떨어진 미군 전력을 위협할 수 있는 장거리 타격 능력을 확보하려 한다. 이런 상황에서 DF-100의 공개는 미군과 동맹국 해군력에 직접적인 압박을 가하는 심리전의 성격도 지닌다.

전략적 시그널과 향후 전망
싱가포르 라자라트남 국제관계대학원의 양쯔 연구원은 “중국이 DF-100을 공개한 것은 세계적으로 혼란이 심화하는 시점에 군사적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 및 동맹국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미·중 간 하이퍼소닉 경쟁이 심화되면서, 서태평양과 남중국해에서의 군사적 긴장은 앞으로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양측 모두 극초음속 무기를 전략 억제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만큼, 향후 이 무기들의 실전 배치와 훈련 공개가 빈번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단순한 무기 경쟁을 넘어, 동아시아 전체의 안보 환경을 재편할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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