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F-35 계획 취소 이유와 방산 다변화 전략
2020년 아브라함 협정 체결 이후 UAE는 미 공군의 F-35 스텔스 전투기 50대 도입 계획을 발표했으나, 미국이 요구한 까다로운 보안 조건과 작전 운용 제한, 그리고 UAE가 중국과의 외교·경제 관계에서 받는 미국 내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2024년 9월 공식적으로 거래를 취소했다. 이 결정은 UAE 방산 정책 변화의 신호탄이었으며, 미국 및 서방 무기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군사 및 무기 출처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UAE는 “하나의 출처에 얽매이지 않고 광범위한 무기 다변화 전략을 추진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며 프랑스, 터키, 그리고 한국을 주요 파트너 후보로 검토 중임을 공공연히 알렸다. 특히 프랑스와 한국이 미국보다 유연한 조건과 협력 의지를 보여 중동 무기 시장에서 입지가 크게 성장하는 상황이다.
KF-21, 한국과 UAE의 군사 협력 심화와 시험 비행
2025년 8월 초, UAE 국방부 차관 이브라힘 나세르 모하메드 알 알라위가 경남 사천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를 방문해 KF-21 시제기에 탑승, 한국 공군 참모총장과 함께 우정 비행을 진행했다. 이 비행은 UAE 고위 방산 인사가 한국 전투기를 체험한 최초 사례로, 두 나라 간 KF-21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와 협력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2025년 4월엔 UAE 고위군사 관계자가 KF-21 공동개발 사업에 대한 포괄적 협력 의향서를 체결했으며, 정기적 방산 논의를 위한 양국 간 회의도 마련해 KF-21을 중심으로 한 군사 및 기술 교류 계획을 본격화하고 있다. UAE 공군은 KF-21 훈련 프로그램 참관, ROKAF(대한민국 공군) 소속 KF-21 운영 부대 방문 등도 적극 추진 중이다.
KF-21 전투기의 경쟁력과 UAE의 선택 이유
KF-21은 4.5세대 다목적 전투기로, F-35보다 완전한 스텔스 기능은 부족할 수 있으나, 가격 경쟁력과 운용·유지비 절감, 높은 무장 호환성, 그리고 상대적으로 낮은 수출 제한과 기술 활용의 자유도가 강점으로 꼽힌다. 단가는 예상 약 8,000만 달러 수준으로, F-35의 절반가량이며, 시간당 유지비 또한 크게 낮아 경제성 측면에서 매력적이다.
KF-21은 AESA(능동위상배열) 레이더, 적외선 추적장비, 전자전 장비 등 첨단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공격과 방어, 정밀 공대지, 공대공 임무를 모두 수행할 수 있다. 그리고 UAE가 이미 2022년에 도입한 한국산 천궁-II 미사일 시스템과의 높은 무장 호환성도 작전 효율을 극대화한다.
게다가 KF-21은 블록2·블록3 업그레이드 계획이 추진 중이며, 향후 내부 무장창 적용, 스텔스 성능 강화, AI 센서 융합 기능을 포함한 기능 고도화가 예고되어 중동 지역 특화 전투기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
중동 전략 변화와 한국의 K-방산 글로벌 위상 상승
중동 내 주요 강국인 UAE가 KF-21을 선택 대상으로 삼은 것은 아시아·중동·글로벌 군사력 균형 변화의 반영이다. 이 지역은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무인기 위협, 러시아 및 중국의 군수·기술 지원 증대 등 복잡한 안보 환경에 직면해 있으며, 미국 중심의 무기 공급에 대한 신뢰 하락과 다변화 욕구가 증대하고 있다.
한국산 무기 체계는 중동에서 가격 경쟁력, 기술 신뢰도, 현지 환경 부합성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UAE가 4조 원대 천궁-II 도입에 이어 KF-21 군사협력에 적극 나서면서 한국은 새로운 글로벌 방산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실증하고 있다.
KF-21, 동쪽의 강력한 파트너로 중동 무기시장 지각변동 예고
UAE가 미국 F-35 계획을 포기하고 한국 KF-21 전투기에 진지한 관심을 보이고, 고위 인사가 직접 시제기에 탑승하며 협력을 공고히 하는 현상은 단순 무기 구매가 아닌 전략적 군사 동맹 변화의 징후다. KF-21은 중동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가성비, 성능, 운용 자유도를 무기로 삼아 동쪽의 강력한 전투기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향후 UAE와 한국 간의 KF-21 협력이 구체화될 경우, 중동 군사력 구조는 물론 글로벌 항공 방산 시장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한국 방산의 세계적 위상과 영향력도 더욱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UAE의 산업 협력·기술 이전 기대감
UAE가 KF-21에 관심을 갖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단순한 전투기 구매가 아니라, 한국과의 산업 협력 및 기술 이전 가능성이다. 미국과 프랑스는 최첨단 전투기를 판매하면서도 핵심 기술과 소프트웨어에 매우 제한적인 접근만 허용하는 데 반해, 한국은 상대국의 방산 자립과 현지 산업 발전을 고려한 유연한 협상 구조를 제공한다. UAE는 이를 통해 현지 유지·정비(MRO) 거점, 부품 생산, 심지어 장기적으로는 개량 프로젝트까지 자국 내에서 수행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 협력 모델은 UAE의 항공·방산 산업 수준을 질적으로 한 단계 끌어올리는 발판이 될 수 있다.
중동 전장 환경에 최적화된 KF-21의 운용 가능성
KF-21은 기본 설계부터 다양한 기후·지형 환경에서 높은 작전 효율을 발휘하도록 만들어졌다. 이는 혹서·모래바람·먼지 등 혹독한 사막 환경에서의 전투기 운용이 필수인 UAE에 매우 유리한 조건이다. 뛰어난 냉각 성능과 엔진 흡입구 먼지 필터링, 신속한 정비 체계는 중동 작전 환경에서의 가동률을 높이는 핵심 요소다.
또한 KF-21은 대함 미사일, 정밀유도폭탄,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등 다양한 무장을 통합할 수 있어 페르시아만·홍해·오만해 등 다중 해역 작전, 그리고 이란 등 잠재적 위협에 대응하는 장거리 공중 장악 작전에도 적합하다. 이러한 환경 적응력은 UAE가 F-35를 대체할 후보로 KF-21을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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