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드론 침범에 나토 동부전선 ‘긴장 고조’
러시아 군용 드론이 잇따라 리투아니아 영공을 침범하면서 발트해 연안의 작은 나토 회원국이 안보 위기감에 휩싸였다. 최근 침범한 드론에서는 폭발물이 발견됐으며, 리투아니아 정부는 이를 우크라이나 공격 임무 중 경로를 이탈한 무인기로 추정하고 있다. 리투아니아는 나토에 공식적으로 방공망 강화 지원을 요청했고, 나토 대변인은 “모든 영토를 방어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지지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실제 지원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국경 맞댄 지정학, 리투아니아의 취약한 현실
리투아니아는 북쪽으로 라트비아, 남쪽으로 폴란드와 접하고 동쪽으로는 러시아의 월경지 칼리닌그라드와 벨라루스를 맞대고 있다. 이 때문에 나토 동부전선의 최전방으로 불리며,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군사 활동에 상시 노출돼 있다.
이미 지난달에도 벨라루스를 통해 러시아 무인기가 영공을 침범한 사건이 발생했고, 리투아니아 정부는 벨라루스 측에 항의와 해명을 요구한 바 있다. 2025년부터 국방비를 GDP 대비 5~6%로 대폭 증액할 계획이지만, 독자적으로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기에는 전력과 장비 모두 한계가 뚜렷하다.

나삼스, ‘있지만 쓰기 어려운’ 방공 체계
리투아니아가 현재 보유한 주력 방공망은 노르웨이 콩스버그와 미국 레이시온이 공동 개발한 나삼스(NASAMS)다. AIM-120 암람 미사일을 활용해 항공기·순항미사일 요격이 가능하며, 100km 밖의 표적 탐지와 최대 60개 동시 추적이 가능하다.

그러나 고가의 요격 미사일을 보유한 수량이 적어, 소형·저가 드론 대응에는 비효율적이다. 나삼스 한 발 가격은 약 13억 원으로, 드론 한 기를 요격하는 데 사용하기엔 비용 대비 효율이 떨어진다. 패트리엇보다 저렴하다고는 하지만, 대량 침투하는 저가 무인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구조다.

방공 미사일 부족, 유럽 전역의 고민
리투아니아의 방공망 강화 요청은 단순히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나토와 미국의 우선 지원 대상은 러시아의 집중 공습을 받는 우크라이나다. 미사일과 드론 위협이 격화되자 우크라이나는 하루가 급한 방공 무기 지원을 요청하고 있으며, 유럽 각국도 자국 방공 체계 보강에 착수했다. 이로 인해 방공 미사일 전반에서 공급난이 심화되고 있다. 생산 속도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리투아니아가 원하는 시기에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나토 지원, 얼마나 현실화될까
나토는 “리투아니아의 안보를 지키겠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내놨지만, 실제 군사적 지원은 한정적일 수 있다. 방공망 강화에는 첨단 레이더, 요격 미사일, 지휘통제 체계 등 다각도의 투자가 필요한데, 현재 유럽 방산업계의 생산 능력은 이미 포화 상태다. 나토는 리투아니아에 임시로 병력을 증강 배치하거나, 다른 회원국의 방공 자산을 순환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드론과 미사일 위협이 상시화된 상황에서, 리투아니아의 안보 강화는 단기적 지원과 장기적 군 현대화 계획을 병행해야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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