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DalDal
벨기에 브뤼헤 여행
중세가 살아 숨 쉬는 도시
Belgium, Brugge
벨기에 북서부에 자리한 브뤼헤는
‘시간이 멈춘 도시’다.
기차역에서 내려 구시가지로 향하는 순간
붉은 벽돌 지붕과
고딕 양식 건물이 이어진 풍경이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처럼 펼쳐진다.
브뤼헤 기차역
[ 브뤼셀에서 브뤼헤 가는 방법 ]
브뤼헤는 브뤼셀 중앙역이나 Midi 역에서
인터시티(IC) 열차를 타고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시간당 3대에서 5대가 다니는데
피크시간에는 더 자주 운행된다.
▶ 브뤼헤 추천 루트 ◀
사랑의 호수 → 운하 보트 투어 → 마르크트 광장
사랑의 호수
Minnerwater
사랑의 호수와 공원
네덜란드어로 Minne는 사랑
직역하자면 ‘사랑의 물’이라는 뜻이다.
도보 10분이면 기차역에서 이곳에 닿는다.
도시의 남쪽 끝자락에 있는 작은 호수는
브뤼헤의 로맨틱한 상징 같은 장소다.
이 호수에는 전설이 있다.
옛날 미네라는 아름다운 여인이 살았는데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을 약속했지만
집안의 반대와 전쟁이라는 현실에 휩쓸려
이루어지지 못했다.
미네는 매일 호숫가에서 그를 기다리다
결국 생을 마감했고..
그녀의 영혼이 호수 위에 머물러 있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이곳에 연인들이 함께 오면
영원한 사랑으로 이어진다는
로맨틱한 이야기들이 생겨났나 보다.
사랑의 다리
호수 옆에 있는 ‘사랑의 다리’는
여행자들의 사진 명소로 손꼽힌다.
좋아하는 사람과 이 다리를 함께 건너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나 뭐라나:)
브뤼헤 골목 구경
호수를 지나면 본격적인 골목 여행이 시작된다.
담벼락에 세워진 자전거만으로
그림이 완성되는 곳
아기자기한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으면
골목 러버들의 가슴이 뛴다.
각자 창의적인 형태의 건물 모양을 지니면서도
어쩜 이리 서로 잘 어우러지는지~
이집 저집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 풍경들을 화폭에 담아낸 거리의 화가들
유독 업어가고 싶은 그림들이 많았다.
케테 볼파르트 Käthe Wohlfahrt
걷다 보면 유독 화려한 상점 하나가 눈에 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 크리스마스 전문점의 브뤼헤 지점
이곳은 1년 내내 크리스마스다 ♡
정교한 피규어들과 아기자기한 소품들에
마음 단속, 지갑 단속 단단히 해야 할 장소:)
브뤼헤 운하 보트 투어
Brugge Boat Tour
성인 €15, 어린이(4~11세) €9
4세 미만 무료
단체(20명 이상) 인당 €12
Open. 10:00-18:00
보트 투어 업체에 따라 조금 다르지만
보통 3월 초부터 11월 중순까지 운행된다.
운하를 따라서 도시를 크게 한 바퀴 도는데
총 30분이 소요된다.
브뤼헤는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옛 도시다.
보트를 타고 중세로 시간 여행을 하다 보면
육로로는 접근할 수 없는
숨겨진 포인트들을 발견하게 된다.
계단 모양의 맞배지붕이 이어진 특유의 건축물,
세월이 더해져 더욱 멋스러워진 붉은 벽돌과
역사적인 장소, 아름다운 다리들..
낮은 다리 아래를 통과할 때의 스릴은 잊을 수 없다.
비록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는 없지만
(영어, 프랑스어, 네덜란드어 등)
눈으로만 보아도 충분히 만족스러울 투어다.
이제 브뤼헤 중심에 있는 광장으로 향해보자.
마르크트 광장
Grote Markt
마르크트 광장 한가운데 서면
주변을 빙 둘러싼 알록달록한 건물들이 보인다.
마치 「헨젤과 그레텔」에 나오는 과자집처럼
동화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이 건물들은
길드 하우스다.
브뤼셀의 그랑 팔라스에도
죽 늘어선 길드 하우스를 볼 수 있었는데
이곳도 마찬가지다.
※ 벨기에는 주변 강국들의 침략과 지배를 숱하게 겪었던 나라다. 그때마다 상인들의 조합인 ‘길드’가 똘똘 뭉쳐 침략자들에게 맞서왔다고 한다. 벨기에 주요 도시의 광장에 가면 여전히 건재한 길드 하우스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광장에서 꼭 해봐야 할 게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감자튀김 먹어보기
벨기에에서 감자튀김은
그냥 길거리 음식이라기보다
주식에 가까운 국민 음식이다.
동네마다 감자튀김 전문점이 여럿 있고,
어디서나 손에 들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국가 차원에서
‘감자튀김의 날’이 있을 정도로
애정이 깊다.
게다가 브뤼헤에는
감자튀김 박물관도 있다는 사실!
(^___^)
벨기에 감자튀김이 특별한 이유
” 감자 품종부터 다르다 “
벨기에나 네덜란드산 감자는 전분 함량이 높고 수분이 적어서 바삭함과 포슬포슬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같은 품종이라도 현지 토양과 기후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데 벨기에의 서늘하고 습한 북해성 기후에 맛이 극대화된다.
” 두 번 튀기는 전통 “
첫 번째 튀김은 약 140~150도에서 속을 익히며 부드러운 식감을 살리고, 두 번째 약 180도에서 겉이 황금빛으로 변할 때까지 튀기며 바삭함을 완성한다.
” 튀김유의 차이 “
전통적으로는 소지방이나 소, 말 지방 혼합유를 사용한다. 식물성 기름보다 풍미가 진하고 고소함이 배가된다. 요즘은 건강 트렌드 때문에 해바라기유나 땅콩유 등 식물성 기름을 쓰기도 하지만 여전히 맛이 깊다.
” 소스의 힘 “
벨기에 마요네즈는 EU 규격상 계란 노른자 함량이 높고 식초보다 레몬즙 비율이 높다. 그래서 더 진하고 부드러운 맛을 낸다. 색깔도 더 노르스름한 편이다. 설탕을 아주 소량 넣어 고소함과 산미 밸런스가 기가 막힌다.
입안에 따뜻한 행복함을 채워 넣으며
화려한 광장의 면모들을 둘러보았다.
시끌벅적한 광장의 활기에 취해 걷다 보면
한편에 우뚝 솟아있는 종루를 발견하게 된다.
벨포르트 (종루)
Belfort
여름 시즌 4/1~11/2 : 9시-20시
겨울 시즌 11/3~3/31 : 10시-18시
성인 €15, 청소년(7~17세) €13
6세 이하 어린이, 65세 이상 무료
벨포르트는 곧 종루라는 뜻
광장의 중심에 높이 83m의 종탑이 있는데
올라가 보는 게 인지상정 아니겠는가.
366개의 계단을 열심히 밟아 오르면
땀방울을 식혀주는 시원한 바람과 함께
브뤼헤 전체가 내려다보인다.
바람결에 들려오는 종소리와 함께
끝없이 펼쳐진 붉은 지붕의 물결을 보고 있노라면
“내가 유럽의 중세 한가운데 와 있구나.”
실감하게 된다.
브뤼헤를 여행하다 보면
당신의 발걸음은 과거로 향하고
마음은 오래도록 이 순간에 머물게 될 거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