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래스카 하늘을 울린 굉음
2025년 8월 15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주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논의를 위해 회담장에 들어서기 직전, 갑작스러운 굉음이 기지 상공을 울렸다.
두 정상은 붉은 카펫 위에서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봤다. 굉음의 주인공은 미 공군의 최첨단 전략폭격기 B-2 스피릿과 이를 호위하는 최신예 F-35 전투기 4대였다. 이 순간은 단순한 환영이 아니라 철저히 계산된 장면이었다.

세계 최강 전투기들의 위용
두 정상의 동선을 따라 양쪽에는 F-22 랩터 전투기 4대가 도열해 있었다. F-22는 스텔스 능력, 초고속 기동성, 압도적인 공대공 전투력으로 ‘세계 최강 전투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미국 법으로 수출조차 금지된 자국 전용 무기다.
F-35는 다목적 스텔스 전투기로, 전천후 작전 능력을 자랑하며 이번 비행에서 B-2의 호위 임무를 맡았다. F-22와 F-35, 그리고 B-2가 한 자리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드문 장면으로, 이를 통해 미국은 공군력의 상징적 조합을 그대로 과시했다.

B-2 스피릿의 전략적 의미
B-2 스피릿 폭격기는 핵무기 투하가 가능하며, 적의 방공망을 은밀히 돌파해 심장부를 타격할 수 있는 전략자산이다. 미 공군의 핵심 전력 중 하나로, 6월에는 이란 핵시설 타격 작전에 투입돼 초대형 벙커버스터 GBU-57을 사용했다.
전 세계에서 실전 배치된 스텔스 전략폭격기는 B-2가 유일하며, 그 존재만으로도 강력한 억제력을 발휘한다. 푸틴 대통령이 미국 땅에 도착한 순간, 하늘 위에 등장한 B-2는 그 자체로 미국의 군사적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의도된 심리전과 연출
엘먼도프-리처드슨 기지는 미 육·공군이 통합 운영하는 전략 거점이다. 핵심 전투비행대대가 상시 주둔하는 곳이지만, B-2 폭격기를 포함한 환영 비행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푸틴 대통령을 맞이하는 동시에, 협상 테이블에서 미국이 군사적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사실을 시각적으로 각인시키려는 심리전적 연출로 해석된다. ‘힘을 통한 평화’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기조가 그대로 반영된 장면이었다.

트럼프의 ‘힘을 통한 평화’ 메시지
집권 2기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력 증강과 전력 현대화를 핵심 국정 과제로 삼았다. 그는 국제 무대에서 “힘만이 평화를 보장한다”는 주장을 반복하며, 외교와 군사력을 결합한 ‘하드파워 중심’ 전략을 밀어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장면을 두고 “트럼프는 대통령직을 하나의 연출물처럼 다루었다”고 표현했다. 비행 편대, 푸틴과의 악수, 레드카펫을 함께 걷는 장면까지 모든 요소가 치밀하게 기획된 상징이었다는 것이다.

몇 초 만에 보여준 미국의 힘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단 몇 초 만에 미국 국력의 가장 눈에 띄고 가장 시끄러운 상징물을 푸틴에게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세계 최강 폭격기와 스텔스 전투기의 동시 등장, 그 위력적인 굉음과 장엄한 대열은 말보다 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는 단순한 군사 과시를 넘어, 회담 시작 전부터 협상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였다. 이번 장면은 미국이 외교 무대에서 군사력을 어떻게 ‘언어’처럼 사용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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