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골든 돔으로 본토 전역 미사일 방어 나선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골든 돔(Golden Dome)’이라는 명칭의 초대형 미사일 방어체계를 본격 추진하며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와이와 알래스카를 포함한 미국 전역을 적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겠다며,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을 본뜬 미국판 요격망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스라엘과 달리 국토가 광대하고 다양한 위협에 노출돼 있어, 훨씬 복잡하고 대규모의 다층 방어 전략이 필요하다. 이번 계획은 단순한 국지 방어가 아닌, 전국 단위의 미사일 방패망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그 상징성이 크다.

위성부터 지상까지, 4겹으로 짜인 방패
골든 돔의 핵심은 4개 층위로 이뤄진 통합 방어망이다. 최상층은 위성을 이용한 조기 탐지 체계가 맡는다. 적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신속히 포착해 요격 지점과 궤적을 계산하는 역할을 한다. 이후 세 단계의 지상 방어선이 이를 이어받는다. 상층부는 차세대 요격 미사일과 사드(THAAD)가 담당하며, 중간층은 패트리엇과 신형 레이더 체계가 가세한다.

최하층은 전국 11곳에 새로 배치될 단거리 방어 포대가 맡아 막아내는 구조다. 특히 미국 중서부에 건설될 대규모 요격 미사일 기지가 주목된다. 기존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 남부의 GMD 발사 기지에 더해 중부까지 확보하면, 동·서·중부를 아우르는 전방위 방어망이 완성된다.

차세대 요격 미사일과 레이저 무기 투입
골든 돔에는 미국이 개발 중인 최신 기술이 대거 투입된다. 핵심은 록히드마틴이 제작 중인 차세대 요격 미사일이다. 이는 북한이나 이란 같은국가가 발사할 수 있는 ICBM을 직접 요격하도록 설계됐다. 사드와 함께 상층 방어를 맡을 이 무기는 고고도에서 미사일을 직접 타격해 파괴하는 방식이다. 한편 하층 방어에는 신형 패트리엇 미사일과 고성능 레이더 체계가 투입될 예정이다. 또한 미국은 위협 유형에 맞춰 다양한 요격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공통 발사기(Common Launcher)’를 도입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차세대 에너지 무기인 레이저 시스템까지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골든 돔은 세계에서 가장 첨단의 방어체계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240조 원 투입, 하지만 예산은 걸림돌
골든 돔 프로젝트는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간다. 총사업비는 약 1,750억 달러, 한화로 240조 원이 넘는 규모다. 그러나 현재까지 의회가 승인한 예산은 초기 250억 달러에 불과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6년 예산안에 453억 달러를 추가 요청한 상태지만, 여전히 전체 소요 비용에 비하면 부족하다. 일각에서는 예산 부족으로 인해 전면적인 구축이 지연되거나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영토 어디에도 미사일 위협은 닿지 못하게 할 것”이라며 의지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결국 이 프로젝트의 성패는 의회의 예산 지원 여부와 국민적 지지를 확보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방산업계, 초대형 수주전 돌입
이 거대 사업은 당연히 미국 주요 방산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을 불러왔다. 록히드마틴, 노스럽 그루먼, RTX, 보잉 등이 각각의 기술을 앞세워 미군에 다양한 미사일 방어 솔루션을 제안하고 있다. 다만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이번 공개 자료에서 직접 언급되지 않았다. 스페이스X는 팔란티어, 안두릴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전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구체적인 역할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골든 돔이 수십 년간 유지될 초대형 사업인 만큼, 한 번의 낙찰만으로도 수백억 달러 규모의 계약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골든 돔은 단순한 군사 프로젝트가 아니라 미국 방산업 전체를 뒤흔드는 초대형 사업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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