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00m 거리에서 울린 방아쇠, 세계 기록을 새로 쓰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전례 없는 기록이 세워졌다. 현지 언론과 군사 전문 매체들에 따르면, 포크로우스크-미르노흐라드 방어선에서 우크라이나군 저격수가 약 4000m 떨어진 거리에서 러시아군 병사 2명을 사살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 알려진 세계 최장거리 전투 저격 기록을 넘어서는 수치다. 이번 사건은 지난 14일에 벌어졌으며, 저격수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는 우크라이나산 대물 저격소총 ‘스나이펙스 엘리게이터(Snipex Alligator)’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 자료에는 총을 발사하는 장면이 담겨 있으나, 실제 명중 장면은 포함되지 않았다.

AI와 드론이 만든 초장거리 명중
4000m라는 거리는 일반적인 전투 저격 개념을 넘어선다. 이번 저격에는 단순히 저격수의 기술만이 아니라 첨단 장비의 지원이 있었다. 보도에 따르면 열화상 카메라, 드론, 그리고 인공지능(AI) 기반 사격 보정 시스템이 사용됐다. 드론은 표적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AI는 탄도 계산을 도와 탄환의 낙차와 바람의 영향을 보정했다. 단순한 개인의 숙련도를 넘어 현대전의 첨단 기술이 결합된 결과물이라는 평가다. 전장에서는 이미 드론을 활용한 정찰과 타격이 일상화되고 있으며, 이번 사례는 ‘첨단 보조 기술과 인간 사수의 협력’이라는 새로운 전쟁 양상을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스나이펙스 엘리게이터, 장갑차까지 노리는 괴물 소총
우크라이나가 개발한 스나이펙스 엘리게이터는 이번 기록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이 소총은 14.5㎜ 구경의 대물 저격소총으로, 길이가 약 2m에 달하고 최대 사거리는 6.5km에 이른다. 통상 유효 사거리는 2km 정도로 알려져 있으나, 특수한 조건에서는 그 이상의 거리에서도 명중 가능성을 갖는다. 특히 이 총은 1.6km 거리에서 12mm 두께의 장갑을 관통할 수 있을 정도의 위력을 자랑한다. 덕분에 단순한 인명 살상용 무기를 넘어 장갑차와 경장갑차를 무력화하는 ‘차량 킬러’로도 불린다. 이번 4000m 저격 성공 사례는 이 소총의 잠재력을 다시금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기록 경신의 역사, 우크라이나가 다시 1위에
이번 기록은 단순한 전과가 아니라 세계 최장거리 저격 기록을 경신한 사건으로 평가된다. 2023년 11월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소속 저격수는 3800m 거리에서 적을 제거하며 당시 세계 기록을 세운 바 있다. 그 이전에는 2017년 캐나다 특수부대 저격수가 이라크에서 3540m 거리에서 극단주의 무장세력을 사살한 기록이 있었다. 이제 우크라이나군은 불과 1년 만에 3800m 기록을 넘어 4000m 장벽을 돌파하며 ‘저격의 신기록 보유국’이라는 타이틀을 다시 차지했다. 이는 우크라이나의 저격술과 자체 무기 개발 능력이 세계적 수준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대전의 상징, 기술과 인간의 결합
우크라이나 저격수의 4000m 저격은 단순히 개인의 신궁 전설이 아니다. 이는 현대전이 어떤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초장거리 저격은 총탄의 궤적, 바람, 기온, 지형, 목표 움직임 등 수많은 변수를 동시에 계산해야 한다. 과거에는 숙련된 저격수의 감각에 의존했다면, 이제는 드론과 AI가 계산을 보조하고, 열화상 장비가 목표를 추적하며, 강력한 화기가 그 결실을 완성한다. 전통적인 전술의 영역을 넘어, 인간과 기계의 협력이 만들어낸 결과물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두고 “저격술의 미래는 인간의 손가락이 방아쇠를 당기지만, 그 이면에는 첨단 과학이 함께한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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