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 8천억 규모, 한국형 전투기 도약 선언

국방부가 한국형 전투기 KF-21의 체계 개발 계획을 수정 발표하며, 본격적인 블록2 단계 진입을 공식화했다. 이번 사업은 총 8조 8천억 원이 투입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방위산업 프로젝트로, 단순히 전투기를 개발하는 차원을 넘어 한국 항공·방산 기술의 집약체로 평가된다.

블록1 단계가 공대공 능력과 생존성 강화에 집중했다면, 블록2는 공대지 타격 능력을 추가해 다목적 전투기로서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국방부는 이번 발표에서 2027년 개발 착수, 2028년 양산 돌입을 목표로 제시하며 일정을 1년 반 단축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블록1에서 블록2로, 전투기의 진화

KF-21 블록1은 저피탐 설계, 국산 AESA 레이더, 전자광학 표적장비(EOTGP), 첨단 센서 융합 기술 등으로 제공권 장악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통해 적 전투기와 대공 방어망을 제압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블록1의 한계는 공대지 무장이 배제된 점이었다. 이에 블록2는 유도폭탄, 레이저 유도 무기,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등 다양한 무장을 통합해 지상 정밀 타격 능력을 확보한다. 이를 통해 KF-21은 단순 제공기를 넘어 본격적인 다목적 전투기로 진화하게 된다. 특히 국방부는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선행 시험과 실전 운용 데이터를 적극 반영해 조기 전력화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동북아 안보 지형 속 전략적 가치

KF-21 블록2의 실전 배치는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중국과 일본이 차세대 전투기 사업을 진행하고, 북한이 핵·미사일 위협을 고도화하는 상황에서, 한국 공군이 보유한 다목적 전투기 전력은 전략적 억제력으로 작용한다. 블록2의 공대지 능력은 유사시 주요 군사 거점을 정밀 타격할 수 있게 해, 단순한 제공권 방어를 넘어 공격적 억제 전략까지 가능하게 한다.

특히 서해와 동북아시아 해역에서의 분쟁 가능성에 대비해, KF-21은 공군 작전의 핵심 주역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이 단순 무기 개발을 넘어 “한국의 자주국방 전략에 있어 분수령”이라고 평가한다.

해외 수출과 산업 파급 효과

KF-21 블록2의 또 다른 의미는 수출 시장 확대 가능성이다. 전투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동남아, 중동, 남미 국가들은 이미 블록1에 관심을 보였으며, 공대지 기능이 더해진 블록2는 더욱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는 한국 방산 수출 규모 확대와 더불어 항공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 또한 사업 과정에서 축적되는 기술은 민간 항공, 위성, 드론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파급 효과를 줄 수 있다. 국방부는 블록2 개발이 단순히 군사적 성과를 넘어 국가 경제 성장의 촉매제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완성형 KF-21, 2028년 공군 전력에 합류

현재 블록1 개발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블록2 착수와 함께 사업 전반에 대한 신뢰가 한층 높아졌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예산 확보와 개발 일정 관리에 만전을 기해 차질 없는 진행을 약속했다. 계획대로라면 2028년부터는 공대공과 공대지 임무를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완성형 KF-21이 공군 전력에 편입된다. 이는 한국이 독자 개발한 전투기가 실전에서 다목적 임무를 수행하는 첫 사례가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KF-21은 한국 국방력 자주화의 상징이자, 동북아 전략 균형을 좌우할 핵심 전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