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 도심에 등장한 의문의 거대 무기
중국이 오는 9월 3일 전승 80주년 열병식에 앞서 예행연습을 진행하면서 정체불명의 초대형 무인잠수정을 공개했다. 16일 밤부터 17일 새벽까지 베이징 천안문 일대가 전면 봉쇄된 가운데, 군 장비 행렬 속에 모습을 드러낸 이 무기는 ‘AJX002’라는 코드명으로 불리며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초대형 무인잠수정(XLUUV)으로 추정된다.
길이 18~20m, 지름 11.5m로 알려진 이 장비는 러시아의 핵 어뢰 ‘포세이돈’과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중국 군사력의 새로운 상징으로 부각되고 있다.

러시아 ‘포세이돈’ 닮은 AJX002
잠수함 전문가 손튼(H.I. Sutton)은 미 해군 전문 매체에 “AJX002는 중국 싼야 해군기지와 서해 다롄 인근에서 시험 운행이 관측된 무기와 동일 계열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전체적인 크기와 형태가 러시아의 포세이돈과 흡사하다”면서도 “다만 ‘AJX’라는 명칭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포세이돈은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초대형 핵추진 어뢰로, 기존의 미사일 방어체계로 요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AJX002 역시 미국의 방어망을 우회할 수 있는 새로운 ‘게임체인저’ 무기로 평가받고 있다.

4대 동시 공개, 위장된 모델도 포착
예행연습에서 확인된 AJX002는 총 4대였다. 이 가운데 2대는 위장포로 덮여 있었으며, 또 다른 2대는 같은 길이에 지름이 두 배가량 커지고 방향타도 기존 십자형(+)이 아닌 X자형으로 바뀐 모습이 포착됐다.
이는 중국이 이미 여러 형태의 무인잠수정을 병행 개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손튼은 “중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많은 자원을 무인잠수정 개발에 투입하고 있으며, 이번 공개는 대외적으로 자신감을 드러낸 행보”라고 평가했다.

무인 전력 총출동…공격 드론부터 무인함정까지
이번 예행연습에서 주목받은 것은 무인잠수정만이 아니었다. 중국판 ‘MQ-9 리퍼’로 불리는 공격형 드론 ‘궁지-2’, 헬리콥터 형태의 신형 드론, 스텔스 정찰드론 우전-8의 개량형 등이 등장했다. 특히 우전-8은 지난해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나들며 대만을 위협하는 데 사용됐던 드론으로, 이번 열병식에서도 위장막을 씌운 채 존재감을 과시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주하이 에어쇼에 공개됐던 무인함정 ‘범고래(Orca)’와 유사한 장비까지 등장해 중국이 ‘무인 병기 부대’를 구성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철통 보안 속 준비되는 전승절 행사
중국은 전승 80주년을 맞아 베이징 시내 전역에서 강도 높은 보안 조치를 시행 중이다. 천안문 광장을 중심으로 도심 주요 구간이 전면 통제되고, 대중교통 운행이 축소되는가 하면 일반 시민들의 이동도 제한되고 있다.
드론 비행은 전면 금지됐으며, 도심 곳곳에서는 미사일을 비롯한 각종 군용 장비를 실은 차량이 수시로 포착되고 있다. 신화통신은 “제1차 종합 훈련에만 2만2000여명이 동원됐다”고 전하며, 이번 열병식 준비가 얼마나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국제적 관심과 중국의 노림수
중국 당국은 이번 행사에 각국 정상들을 초청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명단에 포함됐으나 참석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무인잠수정을 비롯한 전략 자산을 공개한 것은 미국과 동맹국을 겨냥한 군사적 메시지”라고 해석한다.
특히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무인잠수정은 중국 해군력이 미사일 중심에서 해저 전력으로 확장되는 전환점을 의미하며, 향후 동아시아 안보 지형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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