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틴 뜻대로 가는 전황 속 ‘반격 메시지’
우크라이나 전쟁의 흐름이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구상대로 흘러가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전세를 바꿀 새로운 전략 자산을 공개했다.
18일 현지 언론들은 우크라이나가 사거리 3000㎞에 달하는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플라밍고’를 처음 선보였다고 전했다. 이는 단순한 무기 공개가 아니라, 전황이 불리하게 전개되는 상황 속에서 서방과 러시아 모두에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는 정치적·군사적 행보로 평가된다.

‘플라밍고’ 정체와 제원 추정
플라밍고 미사일은 현지 최대 방산업체 파이어포인트가 비밀리에 개발한 무기로, 아직 구체적인 제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우크라이나 언론들은 영국 밀라니온 그룹이 IDEX 2025에서 공개한 장거리 순항미사일 FP-5와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FP-5는 최대 사거리 3000㎞, 탄두 중량 1000㎏, 최고 속도 시속 900㎞의 성능을 지녔는데, 실제로 공개된 플라밍고의 이미지 역시 FP-5와 닮아 있다는 점에서 동일한 성능 수준일 가능성이 크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깊숙한 전략 목표물까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음을 의미한다.

비밀공장에서의 생산과 첫 공개
이번 공개는 우크라이나 내 한 비밀 군수공장에서 진행 중인 생산 라인을 통해 가능했다. 공개된 사진은 지난 14일 AP 소속 사진기자 에프렘 루카츠키가 촬영했으며, 미사일의 옆모습과 생산설비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플라밍고는 단순한 전력 과시용이 아니라 우크라이나가 독자적으로 장거리 무기 생산 역량을 확보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자국에서 최초로 장거리 미사일 100기를 생산했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공개는 그 연장선에 있는 셈이다.

전황 불리한 상황 속 공개 의미
하지만 전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지난 15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알래스카에서 회담을 가졌으나 사실상 ‘노딜’로 끝났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이 제안한 평화협정을 수용하면서 ‘즉각 휴전’이라는 기존 입장에서 물러났다는 점은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큰 악재였다.
이 평화안에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을 러시아에 넘기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사실상 푸틴의 구상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가 됐다. 따라서 플라밍고 미사일 공개는 국제사회에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싸울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전략적 행위다.

서방 지원 지연과 독자 역량의 부각
우크라이나가 플라밍고를 공개한 배경에는 서방의 늦장 지원도 자리하고 있다. 무기와 탄약 지원이 지연되는 동안 러시아는 전선을 확장하며 점차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가 독자적으로 장거리 타격 능력을 보유했다는 사실은 향후 협상에서 중요한 카드가 될 수 있다. 특히 사거리 3000㎞의 순항미사일은 러시아 주요 도시와 군사기지를 위협할 수 있어 푸틴에게도 전략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의 향방과 국제적 파장
플라밍고 미사일이 실제 전장에 투입될 경우, 전황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그동안 드론과 단거리 미사일을 활용해 러시아 후방을 타격해왔지만, 이제는 러시아 심장부까지 도달할 수 있는 무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동시에 이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에게도 “우크라이나가 끝까지 저항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플라밍고의 실제 성능 검증, 생산량 확보, 운용 능력 등이 과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이번 공개는 우크라이나가 협상 테이블에서 완전히 밀리지 않기 위한 ‘최후의 카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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