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면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심장을 포함한 전신 장기의 회복 과정이다. 깊은 수면 동안 심장은 안정된 리듬을 유지하며 혈압과 맥박이 떨어지고, 혈관도 긴장을 풀어 재충전한다.
그러나 수면이 부족하면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며 심장은 끊임없이 긴장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때 맥박이 빨라지고 혈압이 올라가면서 심장 근육에 무리가 쌓인다. 즉, 충분히 쉬지 못한 심장은 작은 자극에도 쉽게 불안정해질 수 있다.

선풍기 바람과 체온 조절의 문제
수면 부족 상태에서 선풍기 바람을 직접 맞으면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원래는 혈관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지만, 수면 부족으로 이미 자율신경계가 흔들린 상태에서는 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그 결과 몸이 갑작스럽게 차가워지거나 반대로 열을 빼앗기면서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질 수 있다. 체온 불안정은 부정맥을 유발하고, 심한 경우 심장마비 위험으로 이어진다.

수면 부족과 혈액순환의 악순환
수면이 부족하면 혈액 점도가 높아져 끈적해지고, 혈관 내 염증 반응도 증가한다. 이런 상태에서 선풍기 바람으로 체온이 급격히 낮아지면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한다. 좁아진 혈관 속을 끈적한 혈액이 흐르면 혈전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진다.
이는 심장혈관을 막아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같은 치명적인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단순히 선풍기 바람을 쐰 것 같지만, 수면 부족이 겹치면 심장에 훨씬 위험한 조건이 되는 것이다.

고위험군에게 더 위험한 이유
건강한 사람이라면 일시적으로 불편함 정도에서 끝날 수 있지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같은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위험은 훨씬 커진다. 이들은 이미 혈관이 약해져 있고, 심장이 부담을 쉽게 받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장년층이나 노인은 자율신경계 기능이 떨어져 체온 조절 능력이 둔화돼 있어 선풍기 바람에 더욱 민감하다. 따라서 수면 부족 상태에서 강한 바람을 직접 맞는 행동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안전하게 선풍기 사용하는 방법
선풍기를 완전히 피할 필요는 없다. 다만 안전하게 사용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바람을 직접 몸에 쐬기보다는 벽이나 천장을 향해 간접 바람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일정 시간 후 자동으로 꺼지도록 타이머 기능을 활용하면 체온이 과도하게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무엇보다 선풍기 사용 전 충분한 수면을 취해 심장과 혈관이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결국 선풍기보다 더 큰 문제는 ‘수면 부족’이며, 이를 해결하는 것이 심장 건강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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