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서양 심해 3500m 구간에서 미지의 신종 후보 생물이 40종이나 무더기로 발견됐다. 드넓은 해저계곡에 펼쳐진 환상적인 생태계에 학계의 시선이 쏠렸다. 아르헨티나 국립과학기술연구회(CONICET) 수생생물 연구팀은 미국 슈미트해양연구소(SOI)와 연계한 마르 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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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서양 심해 3500m 구간에서 미지의 신종 후보 생물이 40종이나 무더기로 발견됐다. 드넓은 해저계곡에 펼쳐진 환상적인 생태계에 학계의 시선이 쏠렸다.
아르헨티나 국립과학기술연구회(CONICET) 수생생물 연구팀은 미국 슈미트해양연구소(SOI)와 연계한 마르 델 플라타 해저계곡(Mar del Plata Submarine Canyon) 조사에서 신종 후보 생물 약 40종을 특정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SOI의 무인 심해 탐사선 수바스티안(SuBastian)이 활약했다. 3500m면 일본 후지산이 거의 잠길 깊이인데, 원격조종이 가능한 심해 탐사선 수바스티안은 무리 없이 바다를 누비며 다양한 생물들을 촬영했다.
껍질이 온통 분홍색을 띠는 신종 후보 랍스터 「사진=슈미트해양연구소 공식 유튜브」
CONICET에 따르면, 이번 탐사에서는 온통 분홍색인 희귀 랍스터(바비 랍스터)와 미국 인기 애니메이션 ‘네모바지 스폰지밥’의 캐릭터를 패트릭 스타(뚱이)와 닮은 주황색 불가사리, 심해 바닥을 묵묵히 기어가는 바다돼지(Sea Pig), 즉 스토코플레인(Scotoplanes) 해삼이 포착됐다.
특히 이번 탐사는 수바스티안의 카메라가 담은 고해상도 사진과 영상을 실시간으로 방송해 더욱 주목을 받았다. 수바스티안의 해저 탐사 라이브 방송은 무려 400만 명이 함께 했다.
CONICET 관계자는 “이번에 탐사가 이뤄진 마르 델 플라타 해저계곡은 아르헨티나 동쪽 바다 대서양 해저에 펼쳐져 있다”며 “수심은 최대 3500m에 이르는데, 이는 그랜드캐니언(약 1600m)의 2배 이상”이라고 소개했다.
애니메이션 ‘네모바지 스폰지밥’ 인기 캐릭터 뚱이와 닮은 신종 후보 불가사리 「사진=슈미트해양연구소 공식 유튜브」
이어 “수바스티안은 21일간 조사를 벌이며 카메라로 해저계곡 곳곳을 촬영했고, 샘플 채취를 위한 기계팔로 다양한 생물을 수집했다”며 “그 결과 인류가 한 번도 마주하지 못한 심해 세계를 선명하게 그려냈다”고 강조했다.
CONICET 연구팀은 수바스티안이 채집한 샘플과 사진, 영상을 토대로 과학적으로 기록된 적이 없는 40여 종의 신종 후보를 일일이 조사하고 분류할 계획이다. 현재 표본 및 DNA 분석이 한창이다.
한편 이번 탐사에 수바스티안을 제공한 슈미트해양연구소는 영상 중에 신발이며 비닐봉투, 낚시도구, 그물 등이 선명하게 찍힌 점은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3500m 심해는 사람이 발 디딜 수 없는 장소임에도, 이미 인간 활동으로 인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씁쓸해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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