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대규모 미사일 공습, 미군까지 긴급 개입
지난 6월, 중동 전역을 충격에 빠뜨린 사건이 있었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무려 500발이 넘는 탄도 미사일을 동시다발적으로 발사한 것이다.
이 갑작스러운 대규모 공습은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Iron Dome)’과 ‘화살(Arrow)’ 방공체계를 시험대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상황은 단순히 이스라엘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주둔 중이던 미군도 전격적으로 개입해 방공망에 합류했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긴급 투입해 요격전에 나섰다.
사드의 ‘탈론’ 미사일, 단숨에 150발 사용
이번 방어 작전에서 특히 주목을 받은 것은 미국이 투입한 사드 미사일이었다. 미군은 불과 몇 시간 사이에 ‘탈론’으로 불리는 사드 요격 미사일 150발 이상을 소모했다. 이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미군이 보유한 전체 사드 미사일 재고량의 약 4분의 1이 한 번의 작전에서 사라졌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사드 한 발당 가격이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데, 이처럼 대량으로 소모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재고 바닥난 미군, 한국 비축분으로 눈 돌리나
이 같은 상황은 미국 내부에서도 심각한 논란을 불러왔다. 단일 작전에서 25%나 되는 재고가 소모되면서, 향후 또 다른 위기 상황이 발생할 경우 방어 능력에 차질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미국이 한국에 배치된 사드 포대의 미사일을 ‘비상 재고’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실제로 주한미군 기지에는 사드가 상시 배치돼 있으며, 한국은 미국의 핵심 동맹으로서 언제든 ‘재고 이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반도 안보에 미칠 파장
그러나 한국 입장에서는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여전히 상존하는 가운데, 한국 내 사드 재고가 줄어든다면 한반도의 방공 능력에 공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은 최근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을 거듭하며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군이 자국 방공을 위해 한국 내 비축분을 가져간다면, 한국 안보는 한층 더 불안정해질 수 있다.
미사일 소모전이 드러낸 현실
이번 사건은 현대전의 양상이 얼마나 빠르게 ‘소모전’으로 흐를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방어를 위해 발사된 미사일이 하루 만에 수백 발에 이르렀고, 그 비용과 재고 관리 문제는 상상을 초월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확인되었듯, 장기간 전쟁이 이어질 경우 탄약과 미사일의 소모 속도는 생산 능력을 앞지른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는 미국조차 무기 생산과 비축에 있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한국 방산의 기회, 그러나 동시에 책임
한편, 이런 위기는 한국 방위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은 K-방산을 통해 이미 유럽과 중동에서 신뢰를 확보했으며, 방공 무기와 미사일 기술력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
만약 미국이 실제로 한국의 재고나 생산력을 의존하게 된다면, 이는 한국 방산의 위상을 더욱 끌어올릴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한반도 안보 공백을 최소화하는 균형 잡힌 전략도 요구된다. 결국 이번 사건은 ‘동맹국의 안전망’과 ‘자국 방위’ 사이의 복잡한 딜레마를 드러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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