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레이와 시대 쌀 파동’, 2배 폭등으로 한국산 쌀에 SOS
최근 일본에서는 쌀값이 예년의 두 배 이상으로 치솟으며 일상생활에 큰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레이와 시대의 쌀 파동’이라 불리는 이번 현상은 갑작스러운 기후 변화와 장기적으로 누적된 구조적 농업 문제가 촉발한 것이다. 전국적으로 정부가 비축미를 서둘러 시장에 공급하고 있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새벽부터 쌀을 사기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까지 등장해 ‘먹거리 대란’이 현실로 다가왔다.

기후변화와 ‘감반 정책’의 역습
이번 쌀 파동은 일본의 대표 품종 ‘고시히카리’가 고온으로 극심한 타격을 입은 것이 직접적 원인이다. 전체 쌀 생산의 35%를 담당하는 주력 품종이 연이어 불황에 빠지면서 전국적 공급 부족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진짜 문제의 뿌리는 일본 정부의 ‘감반 정책’이다. 과잉 생산 방지와 가격 통제 목적으로 농가에 재배면적 축소를 유도했던 정책은 평상시엔 유효했으나, 기후변화라는 예측 불가 변수에 생산 기반 자체가 약해지는 부작용을 낳았다.
이 결과, 쌀값은 정부의 의도와 달리 수확 감소로 폭등했고, 위기 상황에서 저축 대신 생산억제를 권장한 정책의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외식업 회복·엔저·농촌 고령화, 복합위기의 재앙
코로나19 이후 외식업이 빠르게 회복되며 쌀 수요가 늘었고, 엔저 현상으로 인해 비료·연료 등 수입 농자재 가격도 급등했다. 농촌의 고령화와 후계자 부족이 누적되며, 생산 기반 자체가 더욱 빈약해졌다. 일본 사회는 최근 쌀값 폭등과 공급 부족에 다시 한 번 식량 안보의 위기감을 체감하고 있다.

아침부터 줄 서는 쌀 구매 열풍, 정부 비축미도 역부족
비축미가 풀렸지만 여전히 수요를 따라잡지 못해 아침부터 줄을 서는 진귀한 풍경이 일본 전역에서 목격되고 있다. 쌀은 명실상부 일본 국민의 주식이지만, 이번 파동을 계기로 ‘먹거리 안정’이 얼마나 취약한지 확인되었다.

한국산 쌀, 35년 만에 일본 시장에 진출
이처럼 먹거리 대란이 심화되자 한국산 쌀이 최근 35년 만에 일본 시장에 공식 진출했다. 첫 수출분은 4월 2톤이 10일 만에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고, 폭등한 일본산 가격 대비 경쟁력 있는 가격과 탄탄한 품질로 현지에서 찬사를 받았다. 일부 일본인들은 한국 여행에서 직접 쌀을 구매해 올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관세장벽, 대규모 수출엔 한계…‘먹거리 위기’ 타산지석
다만 일본 정부가 자국 농업 보호를 이유로 관세 장벽을 높게 유지하고 있어, 지금의 대규모 쌀 부족에도 불구하고 한국산 쌀의 대규모 시장 확장에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 현재 수출량 역시 일본 전체 소비량에 비해 극히 미미하다.

일본의 쌀 파동, 동아시아 먹거리 안보 경고장
일본이 쌀값 폭등과 공급 부족으로 한국 쌀에 ‘SOS’를 보낸 현실은 동아시아 전체 식량 체계의 취약성을 드러낸다. 기후 위기, 정책 실패, 복합적 농업 구조 문제까지, 먹거리 대란은 언제 닥칠지 모른다. 앞으로 한국은 품질 경쟁력을 지키는 것 이상으로 식량 안정성, 자급률, 위기 대응책을 근본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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