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9 계약 이후 더 커진 협력 기대
최근 베트남이 한국산 K-9 자주포 도입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추가적인 방산 협력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베트남은 지대공 미사일 체계와 전차, 심지어 전투기 분야에서도 한국 무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한국 방산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자국의 노후 전력을 교체해야 하는 압박이 크기 때문에, 이미 실전에서 검증된 한국 무기 체계에 눈길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는 단순한 한 번의 계약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방산 협력 관계로 확대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천궁-Ⅱ, 베트남이 노리는 차세대 미사일 방어망
베트남이 주목하는 대표적 무기 체계는 한국을 대표하는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궁-Ⅱ’다. 천궁-Ⅱ는 발사관에서 미사일을 가스로 밀어낸 뒤 공중에서 점화하는 ‘콜드 론치’ 방식을 사용해 360도 전방위 요격이 가능하다. 발사대 하나에 8발의 요격 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으며, 탄도 미사일과 항공기를 모두 요격할 수 있는 강력한 방공 체계로 평가받고 있다. 이미 사우디아라비아, UAE, 이라크 등에 수출되며 약 12조 원 규모의 경제적 성과를 올린 효자 상품이기도 하다. 베트남은 자국 상공 방어 체계를 현대화하는 과정에서 천궁-Ⅱ의 높은 성능과 해외 실적에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것이 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차와 전투기까지 확대되는 협력 가능성
베트남의 관심은 지대공 미사일에만 머물지 않는다. 최근 베트남은 한국의 차세대 주력전차 K-2에도 눈길을 주고 있다. K-2는 자동 장전 시스템, 능동방어체계, 디젤 엔진 기반의 강력한 기동력을 갖춘 세계 최고 수준의 전차로 꼽힌다. 특히 러시아제 노후 전차를 여전히 다수 운용 중인 베트남 입장에서는 K-2가 전력 공백을 빠르게 메워줄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더불어 전투기 분야에서도 협력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국방조달시장 가이드북에 따르면 베트남은 노후 전투기 대체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미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이 FA-50을 도입하며 공군 현대화에 나선 만큼, 베트남도 한국산 전투기를 도입해 공군력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퇴역 함정 공여, 방산 협력의 숨은 배경
베트남이 한국 방산에 관심을 보이게 된 배경에는 과거 한국이 제공한 퇴역 함정이 있다. 한국은 2021년까지 총 3척의 퇴역 해군 함정을 베트남에 공여했으며, 이는 양국 군사 협력의 중요한 출발점이 되었다. 퇴역 무기 공여는 단순한 호의가 아니라, 향후 방산 수출을 위한 신뢰 구축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한국은 필리핀에도 퇴역 전투기와 함정을 공여한 뒤, FA-50과 호세 리잘급 호위함 수출로 이어진 경험이 있다. 베트남 역시 한국산 장비를 운용하면서 성능과 신뢰성을 확인했고, 이번 K-9 계약으로 그 협력은 한 단계 더 격상된 셈이다.

한국 방산의 미래와 베트남의 선택
베트남의 행보는 한국 방산업계에 큰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K-9 자주포 도입에 이어 천궁-Ⅱ, K-2, FA-50까지 이어진다면 한국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술 유출 우려를 제기하지만, 한국 정부는 완제품 수출 중심으로 대응해 이러한 위험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앞으로 베트남이 어떤 무기를 실제로 도입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번 협력 강화 움직임은 한국 방산 수출의 지평을 넓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 무기가 중동에 이어 동남아시아에서도 신뢰를 얻는다면,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한국의 영향력은 한층 더 강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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