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기갑부대 파병, 러시아 전장에서 확인된 현실

최근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장이 충격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북한이 러시아 전선에 신형 전차와 장갑차를 투입할 준비를 마쳤다는 것이다. 이번에 언급된 전력은 북한판 에이브람스로 불리는 M-2020 천마-2 전차와 러시아제 BTR-82 계열 장갑차다. 규모는 최소 50대에서 최대 100대에 이르러 사실상 여단급 전력으로 분류된다.

이는 단순한 상징적 파병이 아니라, 실제 전장에서 공세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전력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자아낸다. 특히 북한군은 이를 통해 드론 활용, 대드론 대응, 소부대 전투 등 현대전에 필요한 실전 경험을 직접 체득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 전차의 실전 성능과 한계

M-2020 천마-2는 외형적으로는 서방의 3세대 전차를 연상시키지만, 성능은 여전히 의문에 싸여 있다. 북한 전차의 전자장비, 사격통제체계, 방호력은 국제적 기준에서 뒤처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더욱이 러시아조차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드론과 대전차 무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전차가 이보다 나은 성과를 낼 가능성은 낮다. 전문가들은 북한 기갑부대가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물량전에 직면할 경우 “코프 케이지”라 불리는 급조 장비로 덮여도 여지없이 파괴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장비의 성능보다도 북한군이 실패와 손실을 통해서라도 현대전의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한반도 전장에 미칠 잠재적 영향

북한군이 러시아 전장에서 겪게 될 경험은 고스란히 한반도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군은 세계적 수준의 공군력과 첨단 무기를 갖추고 있지만, 전면전 초기에는 한미 연합 전력이 모두 투입되기 전에 단독으로 북한군의 공세를 막아야 한다. 이때 대량의 드론과 기갑 전력이 동시에 투입된다면, 기존의 대비 태세로는 빈틈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한국군 전차 전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K1A1 전차는 능동방호체계와 폭발반응장갑이 부족하고, 심지어 K2 흑표 전차조차 수출형보다 낮은 방호 수준을 갖춘 실정이다. 북한이 러시아에서 드론 운용 전술, 전자전 활용법, 기갑-보병 연계 전술을 체득한다면 이는 한국군에게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한국군이 직면한 구조적 약점

현재 한국군의 전력은 세계적으로 강력하다고 평가받지만,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첫째, 지속적인 공군력 투사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대규모 전면전 상황에서 기지 노출과 정비 병력의 과부하는 장기전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둘째, 드론·자폭기·FPV 드론 등 대규모 무인기 물량전에 대응할 야전형 대드론 체계가 부족하다. 셋째, 기갑 전력의 방호 능력 보강이 미흡하다. 러시아조차 전차 상부 공격에 무너진 사례가 다수인데, 한국군 역시 능동방호체계 확충 없이는 비슷한 취약성을 드러낼 수 있다. 결국 북한군의 실전 경험 축적은 단순한 위협이 아니라 한국군에게 자신들의 구조적 약점을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달라진 전장, 한국의 대응 전략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미 전장의 양상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다. 창의적 전술과 드론·전자전 활용이 전차와 항공기보다 더 큰 변수가 되고 있다. 북한은 이번 파병을 통해 바로 이 ‘현대전의 교과서’를 실시간으로 학습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군은 단순히 전력 규모를 유지하는 수준을 넘어, 드론 대응체계의 다층화, 기갑 전력의 방호 강화, 전자전 능력의 고도화를 서둘러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군의 변화에 맞춰 한국군 역시 전쟁 구조 자체를 재설계하는 것이다. 과거의 기준으로는 승리를 담보할 수 없으며, 미래의 전장은 이미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