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
집 안의 평화를 사랑하는 고양이 ‘미옹’은 10년째 집 밖을 밟아본 적 없는 베테랑 집순이입니다. 바깥세상이라고는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전부였죠.
보호자는 그런 미옹이 안쓰러워 가끔 산책을 제안했지만, 미옹은 털을 바짝 세우고 하악질을 하며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미옹은 불안에 떨며 차를 타고 어딘가로 가게 되었습니다. 낯선 풍경에 잔뜩 긴장했던 것도 잠시, 어느 순간 미옹의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입꼬리가 귀에 걸릴 듯 활짝 웃기 시작했습니다.
보호자가 운전 중이라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미옹은 태어나 처음 보는 바깥세상에 완전히 매료된 것입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빠르게 지나가는 가로수들과 알록달록한 간판들, 그리고 쌩쌩 달리는 차들. 미옹의 눈에는 이 모든 것이 거대한 놀이터처럼 보였습니다.
‘세상에, 밖에 이런 신세계가 있었다니! 이런 재미있는 걸 혼자만 알고 있었다니!’ 미옹은 차마 소리 내어 웃을 수 없어 입을 크게 벌리고 광합성하듯 행복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보호자가 신호 대기 중에 미옹을 쳐다보자, 미옹은 황급히 표정을 바꾸며 다시 겁먹은 고양이 코스프레를 시작했습니다.
꼬리를 살짝 내리고 귀를 뒤로 젖히며 “무서워요, 집이 최고예요…”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이었죠. 하지만 보호자가 다시 운전에 집중하자마자, 미옹은 다시 함박웃음을 지으며 창밖 풍경에 푹 빠졌습니다.
미옹에게 그날의 외출은 평생 잊지 못할 짜릿한 일탈로 기억될 것입니다. 그리고 보호자는 여전히 미옹이 집 밖을 무서워한다고 굳게 믿고 있었죠. 미옹의 이중생활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