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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 아래 웅크린 채 앉아있는 녀석의 모습은 누가 봐도 영락없는 길고양이였습니다.
애처로운 눈빛으로 행인들을 바라보는 그 모습에 마음이 약해질 수밖에 없었죠.
“얼마나 배고프면 저렇게 웅크리고 있을까…” 문득 불쌍한 마음에 집에서 가져온 고양이 참치캔을 들고 조심스럽게 다가갔습니다.
녀석에게 캔을 건네주려고 몸을 숙이는 순간, 저는 그만 얼어붙고 말았습니다. 가까이서 본 녀석은 고양이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눈을 의심했습니다. 분명 고양이의 털 무늬와 똑같은데, 움직이지도, 소리를 내지도 않았습니다.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것은 길고양이를 너무나도 정교하게 그린 ‘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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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위에 불쌍한 표정을 한 고양이를 그려놓은 누군가의 장난이었던 것입니다. 마치 “배고파요, 먹을 것을 주세요”라고 말하는 듯한 간절한 눈빛은 돌멩이의 차가움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그 표정이 너무나 사실적이어서 저는 고양이 참치캔을 든 채 한동안 멍하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배고픈 길고양이를 돕겠다는 선한 마음은 장난기 넘치는 예술가의 작품 앞에서 한순간에 허무함으로 바뀌었지만, 동시에 웃음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누군가의 따뜻한 마음을 자극한 이 유쾌한 돌멩이 덕분에, 길고양이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돌멩이 고양이에게 건네려던 참치캔은 진짜 길고양이에게 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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