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훈련 영상에 등장한 무장 지상 드론
중국 관영 매체 CCTV가 최근 공개한 인민해방군 훈련 영상에서 RPG 계열 무기와 유탄 발사기를 장착한 소형 무인 지상차량(UGV)이 포착되며 주목을 끌었다. 이는 단순한 시험 운용을 넘어 실제 전투 배치 가능성을 의도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외신 디펜스 블로그는 “중부전구사령부 제83집단군 소속 보병부대가 제8식(ZBL-08) 보병 전투차량과 함께 지상 드론을 투입해 반도심 돌격 훈련을 실시했다”며 “드론은 원격 조종 체계를 통해 하차 보병 분대와 협동하며 화력 지원을 맡았다”고 전했다. 사실상 인간 병력과 협동하는 ‘유·무인 혼성 편제’의 시험 무대로 기능했다는 것이다.

경량형 플랫폼, 근접전 특화 무장
영상 속 지상 드론은 유아용 전동차 정도의 크기에 불과할 만큼 소형이었고, 궤도식 대형 드론차량 VU-T10과는 성격이 달랐다. 탑재 무기는 RPG 계열 로켓이나 근접 화력 지원용 유탄 발사기로, 전차 파괴보다는 도심 건물 내 적 진지 제압이나 엄폐물 후방 공격에 최적화된 형태였다. 일부 기종에는 확성기까지 장착돼 적군 사기 저하, 민간인 심리전, 전장 혼란 유발 등 비전투적 효과를 노린 운용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단순히 화력 증대뿐만 아니라 심리적·정치적 목적까지 염두에 둔 장비 배치라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FPV 기반 조종, ‘소모용 무인 돌격병’ 개념
드론 조종 체계는 FPV(일인칭 시점) 고글과 휴대형 조종기를 기반으로 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널리 활용된 자폭 드론과 유사한 방식이었다. 인민해방군은 이 지상 드론을 보병이나 장갑차보다 먼저 전개해 엄폐물 탐지, 선제 화력 투사 임무를 맡기는 전술을 시험한 것으로 보인다. 군사 전문가들은 “구조가 단순하고 제작 단가가 저렴해 대량 배치가 가능하다”면서 “사실상 병력을 대체하는 소모용 돌격병 개념을 시험하는 것”이라 평가했다. 특히 FPV 기반 조종은 통신 교란에 취약하지만, 도심 환경에서는 적의 반격 전에 신속한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관영 매체의 전략 홍보 의도
이번 훈련 장면은 CCTV-13 뉴스 프로그램을 통해 공개됐으며, 화면에는 “기술 역량 강화, 유·무인 협동으로 전투 효율 향상”이라는 자막이 함께 등장했다. 이는 단순한 전술 실험이 아니라 중국군이 ‘지능화 전쟁’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의도된 연출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최근 신형 전차와 장갑차를 집중 홍보하는 흐름과 맞물려, 이번 지상 드론 투입 영상을 ‘기술력 과시용 정치 선전’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즉, 무인지상체계 개발이 아직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적극 홍보해 대내외적으로 군사 혁신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MUM-T 전술 실험과 주변국 파장
홍콩 SCMP와 영국 제인스 등 외신들은 중국군의 이번 실험을 유·무인 복합 운용(MUM-T) 전술 시험으로 분석했다. 전차, 보병 전투차량, 포병 전력에 지상 드론을 결합해 복합 전술 체계를 완성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이는 국경 충돌, 도심 전투, 대만해협 등 다양한 분쟁 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적 시험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중국군이 경량형 UGV를 전술 현장에 투입하는 것은 병력 손실을 줄이고 화력을 증대하려는 시도”라며 “이 흐름은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한국군 역시 무인지상체계에 대한 대응 전략과 독자 개발 로드맵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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