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항 미사일까지 요격한 북한의 방공 능력
북한이 지난 24일 공개한 신형 지대공 미사일이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당시 방공 미사일의 성능 검열을 위해 다양한 목표물에 사격을 실시했다고 밝히며, 순항 미사일을 요격하는 장면까지 포함된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이는 북한이 순항 미사일을 지대공 무기로 명중시킨 첫 사례로, 사실이라면 한국군 작전 계획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변화다. 순항 미사일은 저고도로 비행하며 요격이 까다롭기 때문에 이를 방어했다는 주장은 북한 방공망의 수준이 한 단계 상승했음을 의미한다.
‘북한판 토르’, 러시아 방식 그대로 옮겨
국내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에 등장한 북한의 신형 미사일이 러시아의 방공 무기 ‘토르(Tor)’나 ‘S-300’과 유사한 발사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미사일이 발사관에서 콜드론치 방식으로 튀어나온 후, 부스터가 점화되어 비행을 시작하는 구조는 러시아 방공 시스템의 전형적인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기술을 이전받거나, 최소한 이를 모방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단순한 무기 성능이 아닌 전략적 방공 체계의 전환을 뜻할 수 있다.
‘판치르’ 기술까지 흡수했나
더욱 우려되는 점은 북한이 러시아의 고성능 통합 방공 무기 ‘판치르(Pantsir)’의 기술까지 일부 도입한 정황이 있다는 분석이다. 판치르는 레이더,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 대공포를 모두 탑재한 복합 방공 시스템으로, 전투기나 드론은 물론 순항 미사일까지 탐지 후 요격이 가능하다.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미사일의 탐지와 추적 방식, 발사 간격 등을 보면 기존 단순 요격체계와는 다른, 훨씬 정밀한 방공 역량을 갖춘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북한이 단순히 무기 복제에 그치지 않고 실제 실전 배치에 가까운 수준으로 체계를 발전시켰다는 것을 시사한다.
제공권 못 잡은 북한, 방공에 올인
북한의 공군력은 노후화되어 있고, 최신 전투기 확보도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가장 현대적인 기종이라 할 수 있는 MiG-29마저도 1980년대 기술에 머물러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자국 영공을 지키기 위한 전략으로 방공망 밀도 강화에 집중해왔다. 북한 전역에는 구형 방공포와 지대공 미사일이 촘촘히 배치되어 있으며, 여기에 러시아 기술이 접목된 신형 미사일까지 더해진다면 한국 공군의 작전 자유도는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특히 저고도로 침투하는 공대지 무기나 특수부대 작전에 큰 제약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북한·러시아 군사 협력, 실질적 대응 시급
이번 사태는 단순한 미사일 성능의 발전을 넘어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이 구체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최근 들어 양국은 무기, 인력, 기술 등 다양한 차원에서 교류를 확대해왔으며, 특히 북한의 무기 수출 또는 병력 제공에 대한 대가로 러시아가 군사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현재 북한의 발사체 동향을 정밀 감시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북한 간의 기술 공유에 대한 첩보 분석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보다 실질적인 대응책 마련 없이는 한국의 작전 안정성이 점점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군의 전략 수정과 대응책 보완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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