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 종양 환자들에게 수술은 치료의 핵심 단계이지만, 수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과 회복 기간은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최근 이대비뇨기병원(병원장 이동현)이 국내 최초로 도입한 ‘순수단일공 로봇수술법(pure single incision surgery)’이 환자의 이러한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5년 전 뇌출혈을 겪었던 69세 P씨는 최근 전립선암 2기 진단을 받고 수술을 고민하던 중, 뇌압 증가에 따른 재출혈 위험 때문에 일반 로봇수술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대비뇨기병원 고영휘 교수에게서 ‘순수단일공 로봇수술’을 소개받고 수술을 받았다. 복강 외 접근으로 전립선에 최단거리로 접근해 수술 후 합병증과 부작용이 줄었고, 수술 다음날 정상적인 식사가 가능할 정도로 회복이 빨랐다. 특히 많은 환자가 두려워하는 요실금 증상도 수술 후 단 5일 만에 기저귀를 벗을 수 있었다.
로봇수술은 최소 침습 수술을 지향하는 현대 의학의 흐름 속에서 지속적으로 발전해왔다. 다빈치 SP를 이용한 단일공 로봇수술은 하나의 절개 부위만으로 수술이 가능해 회복이 빠르고 통증이 적은 장점이 있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복강경을 위한 추가 포트를 삽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고영휘 교수는 지난 2023년, 추가 포트 삽입을 전혀 하지 않는 ‘순수단일공 수술법’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이 수술법은 단 3~4.5cm 크기의 절개만으로 수술을 마칠 수 있어 수술 후 통증 감소, 입원 기간 단축, 흉터 최소화 등에서 기존 방식보다 뛰어난 결과를 보였다. 더 나아가 복막에 고정되지 않고도 기구 삽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립선암뿐만 아니라 신장암, 요관암 등 다양한 비뇨기종양 수술에도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고 교수는 “환자가 어떻게 하면 더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지를 늘 고민해왔다”며 “수술 과정은 다소 복잡해졌지만, 실제 수술 시간은 오히려 단축돼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밝혔다.
실제 그는 지난 2021년부터 2024년 말까지 200례 이상의 단일공 로봇수술을 성공적으로 집도했으며, 2023년에는 세계 최초로 다빈치 SP를 활용해 양측 부분 신장암을 동시에 절제하는 데 성공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순수단일공 수술법은 2024년 국제학술지(SCOPUS 등재)에 보고돼 단일공 수술의 확장 가능성을 세계적으로 알렸으며, 고 교수의 선도적 역량을 국제 의료계에 각인시켰다. 이번 성과는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국내 비뇨기 수술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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