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가 승인한 ERAM, 3천여 기 우크라이나에 간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승인한 대규모 군사 지원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미국산 신형 장거리 공대지 무기 ‘이램(ERAM)’ 3,350기를 확보하게 됐다. 초도 물량은 10월 초부터 인도될 예정이며, 전체 지원 규모는 약 8억 5,000만 달러에 달한다. 이번 지원은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지 않는 조건으로 진행되며, ERAM의 실사용 권한도 미 국방부가 쥐고 있어 전략적 논란도 함께 커지고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주되, 사용 범위는 통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RAM은 어떤 무기인가?
ERAM은 기존 항공폭탄에 엔진과 유도체계를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장거리 무기다. 사거리는 400km 이상, 비행속도는 마하 0.6 수준이며, 명중 오차는 10m 이내로 정밀 타격이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장점은 저비용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연간 1,000기 생산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3,000기 이상을 단기간에 확보하려면 미국의 비축 물량이 있어야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는 평가도 있다. 미 공군은 2024년부터 우크라이나 전용 개발을 시작해 예정보다 빠른 속도로 공급을 진행 중이다.

대함 무기로도 전환 가능, 퀵싱크 통합이 핵심
ERAM은 단순한 공대지 타격 무기를 넘어서 확장성이 높은 무기다. ‘퀵싱크(Quicksink)’라는 유도체계를 추가로 장착할 경우, 수상 함정에 대한 타격도 가능하다. 퀵싱크는 수면 가까이에서 폭발해 함정을 침몰시키는 어뢰형 공격 방식을 택하고 있으며, 공기 방울 압력으로 선체를 꺾어버리는 특수한 폭발 메커니즘을 사용한다. 기존 제이댐(JDAM)에 모듈만 더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비용 효율도 뛰어나다. 향후 우크라이나가 ERAM+퀵싱크 조합으로 러시아 흑해함대 잔존 전력을 직접 겨냥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사용은 미 국방부 승인 아래…정치적 논란 커진다
이번 지원 무기의 핵심은 ‘조건부 운용’이다. ERAM은 우크라이나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무기가 아니다. 러시아 본토 타격 시에는 미 국방부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며, 미국은 이를 통해 전략적 확전을 통제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이런 방식은 ATACMS 미사일 운용 제한과 동일한 패턴이다. 문제는 유럽이다. 대부분의 자금을 유럽 동맹국들이 지원하는 구조인데, 정작 무기 사용 권한은 미국이 쥐고 있어 불만이 커지고 있다. 나토 내부에서 자율권 문제를 둘러싼 균열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언급되고 있다.

우크라 전황 바꿀 카드가 될 수 있을까
우크라이나는 이램의 대량 투입으로 러시아의 병참망, 보급로, 드론 기지까지 타격 반경에 들어왔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군의 철도망, 수송선, 칼리브르 순항미사일 발사 함정 등은 ERAM의 유력한 표적으로 거론된다. 문제는 러시아가 이전처럼 강력한 전자전 능력을 발휘할 경우, ERAM도 초기 GLSDB처럼 제한된 성과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비용-고효율 전략을 추구하는 우크라이나에 ERAM은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다. 향후 실전에서의 성과가 전선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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