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을 나는 구형 Yak‑52, 전장에 다시 등장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가장 비현실적인 무기 체계 중 하나는 구형 프로펠러 훈련기 Yak‑52다. 원래는 군 조종사 양성을 위해 만들어진 비전투용 항공기였지만, 현재는 드론 요격 전용으로 개조되어 실전 투입되고 있다. 전장에 출격하는 이 기체는 1970년대 소련에서 처음 제작되었으며, 현대의 첨단 드론과 정면으로 맞서는 상징적인 장면을 만들어내고 있다. 조종사와 사수가 탑승하는 Yak‑52는 낮고 안정적인 고도로 날며 하늘을 수색하고, 적 드론이 포착되면 즉시 요격에 돌입한다.

조종사와 사수가 직접 소총으로 요격
Yak‑52의 전투 방식은 매우 원초적이다. 조종사는 목표물인 드론에 접근하는 역할을 맡고, 뒤에 앉은 사수가 직접 소총이나 산탄총을 이용해 사격을 가한다. 항공기에서 손으로 총을 쏴 드론을 격추한다는 점에서, 1차 세계대전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 현재의 전장에서 현실로 펼쳐지고 있다. 특히 자동소총이 산탄총보다 더 정확하고 효과적인 무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 방식은 간이한 무기체계로 구성됐지만, 실제로 수많은 드론을 격추하며 일정 수준의 방공 성과를 거두고 있다.

낮에만 출격 가능한 제한된 작전 능력
Yak‑52는 낮 시간대, 그것도 맑은 날씨에만 운용이 가능하다는 뚜렷한 한계를 갖고 있다. 또한 기체의 최고 속도도 450km/h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는 드론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인 경우가 많다.

바람이 강하게 불거나 기상이 악화될 경우 작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무장 방어 능력이 전무하기 때문에 적의 대공 사격이나 요격 미사일에 매우 취약하다. 실제로 작전 도중 조종사나 사수가 전사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으며, 그만큼 위험이 큰 전술임은 분명하다.

낮은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의미 있는 성과
비록 이 방식은 낮은 기술력에 기반하고 있으나, 성과만큼은 무시할 수 없다. 전체 드론 요격 건수 중 상당 비율이 이 Yak‑52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숫자만 따져도 수십 대에서 100대가 넘는 전과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고가의 방공 시스템이나 미사일 없이도 일정 수준의 실질적 효과를 달성할 수 있음을 방증하는 사례로 평가받는다. 단순한 장비와 인력으로 드론이라는 현대전 무기를 상대하면서도 이만큼의 성과를 내는 사례는 흔치 않다.

사람과 전술이 만들어낸 전장의 현실
Yak‑52는 전투기로 태어난 항공기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창의성과 용기가 결합되면서 실전에 적응한 사례가 됐다. 이 전술을 운영하는 조종사는 민간 항공을 즐기던 일반인이며, 사수 역시 군 경력이 전무한 민간 출신이다. 그러나 이들은 비정규 방식으로 전장에 투입되어 수백 회의 출격과 수십 기의 적 드론을 격추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는 기술보다 전술의 유연성과 인적 자원의 활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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