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낮춘 중국산 테슬라 모델 Y…국내 시장 싹쓸었다

디스커버24 2025.08.28 조회수

중국에서 생산된 전기차가 국내 수입차 시장을 장악하며 국산 전기차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테슬라를 비롯한 글로벌 브랜드는 물론 중국 토종 브랜드까지 물량 공세에 나서면서 국내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집계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국내로 수입된 전기차는 총 3만2420대이며, 이 중 테슬라가 1만9212대를 차지해 점유율 59.2%에 달했다. 특히 모델 Y 신형 출시 이후 5월 6570대, 6월 6377대가 판매되며 상반기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업계는 하반기에는 이 비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테슬라는 2019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미국과 중국을 오가며 차량을 들여왔지만, 올해부터는 전량 중국 생산 차량으로 수입 전략을 전환했다. 가장 인기 있는 모델 Y의 경우 생산지를 상하이로 변경한 뒤 가격을 약 700만원 낮춰 판매하며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했다.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테슬라 기가팩토리는 아시아 시장 공략의 핵심 거점이다. 연간 110만 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춘 이 공장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각국으로 완성차를 수출하고 있다. 2021년 8월부터는 연간 1만 대의 충전기를 생산하는 공장도 가동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해외 최초로 배터리 메가팩토리까지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

테슬라 외에도 글로벌 브랜드들의 ‘메이드 인 차이나’ 전기차 공습은 거세지고 있다. 볼보는 소형 전기 SUV EX30을 국내 출시하며 허베이성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수입 중이다. 이 모델은 볼보의 전동화 전략을 상징하는 핵심 차종으로, 안전성과 실용성을 강조해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 토종 전기차 브랜드들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 기업인 비야디(BYD)는 소형 SUV 아토3를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중형 세단 씰을 국내에 투입한다. 아토3 기본형 가격은 3150만원으로, 중국 외 글로벌 시장에서도 최저가 수준이다.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국내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서는 모습이다.

가격 경쟁력은 중국산 전기차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테슬라 모델 Y 역시 중국 생산 전환 이후 현대차 아이오닉5와 비교해도 불과 500만원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여기에 물류비 절감과 대규모 양산 체계가 결합되면서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성비 있는 수입 전기차’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장기화될 경우 국산 전기차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가 낮은 가격으로 시장을 잠식하면 국내 완성차 업체는 연구개발 비용과 인건비 부담을 감당하며 정면 승부를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국산 전기차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본처럼 자국 생산 전기차에 세금을 낮춰주는 방식이나 보조금 차등 지급 정책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렇게 해야 가격 경쟁에서 불리한 국산 전기차가 숨 쉴 틈을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해법으로는 국내 전기차의 상품성 강화가 꼽힌다. 디자인과 품질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충전 인프라까지 종합적인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저가 공세에 나서는 상황에서, 단순 가격 경쟁만으로는 시장을 지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가 국내 전기차 시장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와 BYD의 물량 공세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국산 전기차가 얼마나 매력적인 선택지를 제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결국 중국산 전기차의 공습은 이미 시작됐다. 수입차 브랜드와 토종 브랜드를 가리지 않고 국내 전기차 시장에 변화를 예고하는 가운데, 국산 전기차의 대응 전략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가격과 품질, 정책 지원까지 삼박자가 맞아야만 한국 전기차 산업의 생태계를 지켜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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