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 장기화와 경제 붕괴가 만든 위기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러시아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에너지 수출 감소, 서방의 금융 제재, 원자재 수급 불안정이 겹치며 전반적인 산업이 위축되고 있습니다.
특히 군수산업은 전쟁을 뒷받침해야 하는 핵심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물자 조달 문제와 인플레이션으로 치명적 어려움에 봉착했습니다. 이 여파는 러시아 최대 드론 제조업체 크론슈타트에도 직격탄이 되어 결국 파산 위기까지 몰리게 만들었습니다.

크론슈타트, 채무 불이행으로 법적 공세 직면
크론슈타트는 러시아군의 주력 드론 ‘오리온’을 비롯한 각종 무인기를 생산하며 전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부품 공급업체들이 대금 지급을 받지 못했다며 소송을 제기하면서 누적된 채무 규모가 한화 170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회사는 이미 정상적인 상환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파산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경영 위기라기보다는 러시아 전체 방산 시스템의 구조적 붕괴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저가 강제 계약의 덫에 걸린 방산업체들
러시아 정부는 전시 상황을 이유로 군수 조달 계약을 고정가 방식으로 체결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서방의 제재가 강화되며 부품 가격이 폭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기존 가격을 유지하라는 압박을 넣었다는 점입니다. 드론 한 대를 생산할수록 적자가 늘어나는 기형적 구조가 형성된 것입니다.
직원들의 급여조차 제대로 지급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부품 납품 업체들의 불만이 폭발했고, 이는 연쇄 소송으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정부의 강압적 조달 정책이 산업 기반 자체를 무너뜨리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셈입니다.

우크라이나 공습, 군수 공장에 직접 타격
경제적 위기만으로도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습은 크론슈타트에 결정타가 됐습니다. 지난 5월, 우크라이나 드론이 크론슈타트 공장을 정밀 타격하면서 생산시설이 파괴됐고, 복구에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었습니다.
이미 자금난으로 허덕이던 회사가 이를 감당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이러한 공습은 러시아 군수산업 전체에 불안감을 키우며, 드론 전력 유지 자체가 불투명해지고 있습니다.

드론 생산 차질이 전장에 미칠 파장
크론슈타트가 파산하거나 생산 능력을 상실할 경우, 러시아군은 정찰과 공격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핵심 자산을 잃게 됩니다. 오리온 드론은 러시아판 ‘리퍼’로 불리며 전장의 눈과 귀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공급망이 무너지면 전술적 열세는 불가피합니다. 드론은 현대전에서 화력 지원뿐 아니라 정보 수집, 목표 지정, 심리전까지 수행하기 때문에, 러시아군의 작전 효율성이 급격히 저하될 가능성이 큽니다.

푸틴 정권과 군수산업의 미래
크론슈타트 사태는 단순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푸틴 정권의 안정성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군수산업이 무너진다면 전쟁 수행 능력이 약화되고, 이는 곧 정권의 정치적 기반에도 균열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방산업체 전반이 유사한 위기를 겪고 있다고 지적하며,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파산 기업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봅니다. 전장의 소모전이 끝나지 않는 한 러시아는 회복 불가능한 늪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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