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초음속 위협의 부상과 한국의 선택지
최근 북한과 이란이 극초음속 활공체 발사 실험을 공개하면서 국제 안보 환경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기존 방공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무기의 등장은 각국의 방어 체계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직접적인 위협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 시점에 이스라엘이 한국의 스카이소닉 공동개발 참여를 제안한 것은 단순한 방산 협력이 아니라 글로벌 방공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전략적 행보로 읽힙니다.
한국은 이미 천궁-Ⅱ와 L-SAM을 기반으로 다층 방공망(KAMD)을 구축하고 있으며, 남은 마지막 과제는 극초음속 요격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스라엘의 제안은 한국의 전략적 고민을 깊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미국 아닌 한국을 택한 이유
이스라엘은 전통적으로 미국과 밀접한 방산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국을 선택했습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생산 능력과 납기 신뢰성입니다. 한국은 FA-50, K9 자주포, K2 전차 등 다수의 무기를 단기간에 대량 납품하며 방산 수출에서 ‘속도와 물량’이라는 독보적인 경쟁력을 입증했습니다.
둘째, 중립적 브랜드 이미지입니다. 이스라엘산 무기는 아랍권에서 정치적 반발을 불러일으키지만, 한국산 무기는 비교적 정치적 부담이 적습니다. 실제로 천궁-Ⅱ는 사우디와 UAE 등 다수의 중동 국가에 계약된 사례가 있으며, 이는 한국이 제3의 신뢰 가능한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글로벌 방공 시장과 ‘표준’ 경쟁
시장 조사 기관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 세계 방공 시스템 시장 규모는 약 132조 원에 이를 전망이며, 극초음속 위협이 커질수록 연평균 성장률은 8%를 웃돌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스카이소닉 공동개발에 한국이 합류한다면 단순한 기술 협력을 넘어 ‘차세대 방공 표준’을 함께 만든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실전 데이터를 다수 보유한 이스라엘과 대규모 양산 역량을 갖춘 한국의 결합은 글로벌 방공 시장에서 미국과 유럽의 독점을 흔들 수 있는 강력한 조합으로 평가됩니다.

기술 주권과 실전 데이터의 딜레마
문제는 기술 주권과 의존성입니다. 이스라엘은 아이언돔을 통해 수천 발의 로켓과 미사일을 요격한 실전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방공 알고리즘 최적화에 핵심 자산이 됩니다. 한국이 이를 공유받을 경우 최소 3~5년의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실전 데이터와 핵심 기술에 대한 의존성이 생기면 독자 수출과 기술 자립에 제약이 따릅니다.
독자 개발은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완전한 기술 독립성을 보장하며, 이는 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줄 수 있습니다. 결국 한국은 빠른 상용화를 통한 시장 선점과 기술 주권 보장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 사이에서 전략적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한국형 방공망의 국제적 위상 강화
한국은 이미 다층 방공 체계를 통해 ‘방어의 국가’라는 이미지를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천궁-Ⅱ, L-SAM, L-SAM Ⅱ가 방어의 중추를 이루고 있고, 여기에 극초음속 요격 기술만 확보되면 사실상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방공망 중 하나를 갖추게 됩니다.
스카이소닉 공동개발은 한국이 이 마지막 퍼즐을 완성할 수 있는 빠른 길이 될 수 있습니다. 동시에 한국의 방산 브랜드는 글로벌 시장에서 단순 공급자가 아닌 표준 제시자로 도약할 수 있습니다.

향후 10년, 한국의 전략적 분수령
향후 10년은 한국 방공 체계가 세계 무대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지를 결정하는 시기가 될 것입니다. 공동개발을 통해 빠른 시장 진입과 글로벌 레퍼런스를 확보할 수도 있고, 독자 개발을 통해 기술 주권과 차별성을 강화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 길을 선택하든 한국은 단순히 무기를 만드는 수준을 넘어 국제 방공 표준을 주도하거나, 그 반대의 위치로 밀려날 수도 있습니다. 이번 선택은 한국이 방산 수출 강국을 넘어 ‘방공 규격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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