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병식의 시작과 혼종 무기 시대
중국은 1949년부터 정기적 열병식을 통해 체제의 정통성을 과시해왔다. 초기 중국군은 주요 무기를 모두 소련제 또는 소련 기술 기반으로 도입했으며, 전쟁 포획 무기까지 동원해 국제 공중 연합 형태의 ‘중구난방’ 무기 퍼레이드를 보여줬다. 문화대혁명 이후엔 1959년부터 24년간 열병식이 중단되었지만, 그 시절부터 ‘중국 군사력 과시’는 체제의 상징이 되기 시작했다.

1980년대부터 본격적인 군사력 과시로 전환
1980년대 중반부터 열병식은 중국산 첨단 무기를 공개하는 기회로 바뀌었다. 1984년 최초의 중국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공개되며 미국과 소련에 도전하는 무력 보유 의지를 강조했다.

1999년엔 5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40여 종의 신형 무기와 특수부대를 처음 선보이면서 ‘세기의 열병식’으로 기록되었다.

시진핑 체제 하 반도 건너는 첨단 공개
시진핑 집권 이후부터는 열병식에서 첨단 군사기술의 존재감을 배로 강화했다. 2015년엔 함재기 J-15, 조기경보기를 처음 공개하고, 2017년엔 전자전 부대까지 포함되었다. 이어서 2018년엔 첫 항공모함과 핵잠수함, 2019년엔 DF-41 ICBM과 폭격기 H-6N까지 공개, 미국과의 기술 격차 줄이기 과시를 이어갔다.

2025년 열병식, 드론·극초음속 무기의 첫 공개 가능성
9월 3일 예정된 열병식은 전승절 8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다. 이번에 최신 전투기, 무인기(드론), 극초음속 미사일 등 신형 무기가 대거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게다가 북한·중국·러시아 정상의 동시 참가 가능성까지 더해지며, 군사 협력 의지의 상징으로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열병식이 던지는 전략·외교적 메시지
이번 열병식은 단순한 무기 과시 이상이다. 군사 전략 경쟁의 맹점인 기술 독립, 미군 의존도 탈피, 지역 자주국방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알리는 상징적 장치다. 특히 미국과 서방에 대한 도전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동북아 안보 지형을 변화시키려는 중국의 정세 구상이 담겨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열병식은 앞으로 벌어질 미·중 전략 경쟁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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