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전의 전략적 가치와 한국 방산의 최우선 과제
현대 전장에서 전자전은 ‘보이지 않는 전쟁’으로 불릴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적의 레이더, 통신, 지휘통제 시스템을 교란·무력화하여 아군의 생존성 및 작전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첨단 기술이기 때문이다. 2025년 한국 정부는 약 1조 8천억원(약 2조원)에 달하는 투자로 이른바 ‘한국형 그라울러’ 전자전기 사업을 본격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독자적인 전자전 임무 장비를 탑재해 적 공중 방공망을 순식간에 마비시키고 아군 전력의 전략적 우위를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국형 그라울러란 무엇인가?
‘한국형 그라울러’는 미 해군의 EA-18G 그라울러와 유사한 임무를 수행하는 전자전 항공기지만, 한국의 산업 환경과 작전 환경에 맞춰 차별화되어 개발된다. 특히 미국 해군의 그라울러가 F/A-18 전투기를 기반으로 한 근접지원 전자전기인 반면, 한국형 그라울러는 중형 민항기 기체(봄바르디어 G6500)를 개조한 원거리 스탠드오프 재머(Stand-off Jammer)로 설계되어 장거리에서 적 방공 시스템을 교란할 수 있다.

개발 참여 기업과 경쟁 구도
이번 사업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시스템, 대한항공, LIG넥스원 등이 참여해 각자의 기술과 노하우를 총동원한다. KAI는 KF-21, FA-50, 수리온 등 다양한 항공기 개발 경험을 살려 체계 통합 및 기체개발에 주력하며, 대한항공과 LIG넥스원은 민항기 개조와 전자장비 통합에 집중한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최적의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며, 오는 10월경 업체 선정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첨단 전자전 기술과 AI 접목
한국형 그라울러는 단순 교란 장비를 넘어 AI 기반의 미래형 전자전 기술을 도입한다. 전장을 실시간 파악하여 적의 신호를 즉각적으로 탐지, 대응하는 적응형 재밍과 기계학습 기반 신호 분석 기능을 갖출 예정이다. 이는 기존 발신 체계보다 훨씬 지능적이고 효과적인 전자전 수행이 가능함을 의미하며, 미래 전장 환경에서 경쟁력을 크게 높여줄 핵심 요소다.

작전 능력과 자주국방
한국형 그라울러 확보로 한국 공군은 주한미군에 의존하지 않고도 북한 또는 주변 적대세력의 방공망을 무력화할 독자적 운용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는 자주국방 실현과 한반도 안보 강화에 핵심적 존재가 될 것이다. 기존 E-737 조기경보통제기와 E-7 추가 도입에 이은 전자전기 확보는 한국 공군이 전자전 능력에서 한 단계 도약하는 전환점이다.

미래 방산 산업의 성장 동력과 수출 첨병
한국형 그라울러 사업은 단순한 무기 개발을 넘어 한국 방산산업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평가된다. 제한적인 기술 보유 국가만이 가능했던 첨단 전자전 기술의 국산화는 수출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예정이며, 국가 산업의 신성장 동력 확보에도 기여한다. 특히 향후 KF-21과 연동된 전자전기 개발로 전투기와 전자전기의 통합 작전 능력이 대폭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2조원 투자 한국형 그라울러, 적 방공망 멜빵차단 시대 연다
한국의 ‘그라울러’ 개발은 단순 군사력 증강을 넘어서, 전자전 능력 확보를 통한 미래전투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다. 2조 원 규모 투자와 국내 주요 방산 기업들의 협업으로 완성되는 이 사업은, 적의 방공망과 통신을 순식간에 마비시키는 능력을 부여해 한반도 및 동북아 전략 환경에서 한국의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이다. 성공적인 개발과 전력화가 이뤄지면 한국은 첨단 공격력과 방어력을 갖춘 전략 강군으로 도약하는 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