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고양이와 함께 자고 싶다며 졸랐습니다.
평소 고양이와 단짝처럼 지내는 아이들의 간절한 눈빛을 외면할 수 없어, 결국 침대 옆에 이불을 깔아주며 “고양이와 셋이 함께 자렴”하고 허락해주었습니다.
아이들의 얼굴에는 함박웃음이 가득했죠. 한참이 지나 아이들이 잘 자고 있는지 궁금해진 저는 살며시 방문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요. 아이들이 누워야 할 침대에 세상 편한 자세로 대자로 뻗어 있는 건 다름 아닌 고양이였습니다. 넓고 폭신한 침대를 독차지한 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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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제 딸과 아들은 침대 옆 좁은 바닥에 나란히 누워 곤히 잠들어 있었습니다.
마치 고양이가 주인 행세를 하고, 아이들이 손님처럼 바닥에 잠자리를 마련한 듯한 모습이었죠. 녀석의 뻔뻔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모습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아이들에게 침대를 내어주고 바닥에서 자는 고양이가 아니라, 고양이에게 침대를 양보하고 바닥에서 자는 아이들의 모습이라니.
이 녀석이 우리 집의 진짜 서열 1위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그 광경을 사진으로 남기며, 고양이에게 완전히 점령당한 밤을 유쾌하게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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