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초 개장한 ‘초호화 수영장’, 20년간 흉가로 남은 정체
🏖 부산 한복판에 등장한 초대형 수영장
1980년대, 부산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 아파트 앞에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시설이 들어섰다. 바로 ‘삼익 유수풀장’이다. 미끄럼틀과 물이 흐르는 유수풀, 헬스장과 매점까지 갖춘 이곳은 국내 최초 유수풀장이자 해수풀장으로, 개장과 동시에 부산 전역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당시에는 해운대나 낙동강에서 물놀이를 하는 게 일반적이었기에, 도심 속 워터파크는 신세계였다.

💦 “호화 수영장”이라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최신식 시설과 규모 덕분에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동시에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비판도 존재했다. 당시만 해도 아파트 단지 내에 대형 스포츠센터와 수영장을 갖춘 사례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익 유수풀장은 ‘부곡하와이’를 가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가까운 물놀이장으로 자리 잡으며 20년 동안 명성을 이어갔다.

⏳ 2005년 이후 멈춘 시간
삼익비치 아파트의 재건축이 확정되면서 2005년 1월, 삼익 유수풀장은 문을 닫았다. 총 9332㎡ 규모의 대형 시설이었지만, 재건축 부지에 포함되면서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후 20년 가까이 방치된 지금, 녹슨 미끄럼틀과 무너진 건물 골조만 덩그러니 남아 흉가 같은 모습으로 변했다.

👻 우범지대로 변한 ‘유령 수영장’
운영 중단 후 관리가 끊긴 공간은 곧 흉물로 변했다. 잡풀이 뒤덮고, 창문은 깨진 채 버려졌다. 2022년에는 ‘심야 흉가 체험’을 하던 20대들이 경찰에 붙잡히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부산 시민들 사이에서는 한때 아이들과 함께 찾던 추억의 장소가 공포 체험지로 전락한 모습에 씁쓸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 삼익비치, 99층 초고층 아파트로 재탄생 예정
삼익 유수풀장은 현재 ‘삼익비치 재건축구역’에 포함돼 있다. 부산 대표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삼익비치는 2024년 10월, 최고 99층 아파트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조합원 분담금만 7억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초대형 사업인 만큼, 향후 부산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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