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천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는 2022년 개장 당시 ‘역대 최대 규모’, ‘초호화 글로벌 테마파크’라는 기대 속에 출발했지만, 불과 3년 만에 누적 손실 1,000억 원을 넘긴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춘천 하중도 8만5,000평 부지, 개장 첫 해부터 200만 명 방문객 목표를 내세웠지만 현실은 참담했다. 2024년까지 누적 매출은 오히려 줄었고, 경영진 교체와 대대적 콘텐츠 투자에도 극적인 반등은 없었다.

“자본잠식 1,000억…적자 늪에서 헤매다”
2024년 말 기준, 레고랜드의 총 자본은 -1,004억 원에 달했다. 개장 초기 약 3,000억 원의 자산이 2년 만에 2,000억 원대로 30% 넘게 줄었고, 부채는 3,000억 원에 육박해 수치상 ‘완전 자본잠식 기업’으로 유예 상태가 됐다. 2023년 영업손실 197억 원, 당기순손실은 1,350억 원까지 치솟았다. 실질적으로는 순손실이 한 해 만에 5배나 뛰면서, 매각가 미반영 자산 손실과 금융비용 증가, 감가상각비가 재무구조를 한층 악화시켰다.

“방문객 목표 절반도 미달, 매출은 2년 만에 30% 줄어”
첫 해 200만 명 유치라는 장밋빛 전망과 달리, 실제 유료 입장객은 65만 명에 그쳤다. 이후 2023년 63만 명, 2024년 49만 명 등 매년 꾸준히 감소 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매출은 340억 원을 겨우 넘고, 용역매출(입장권 등)과 상품매출(기념품 등)이 모두 20% 감소할 만큼 빠르게 쪼그라들었다. 수도권에서 멀고, 성인 레저 수요를 끌 집객력이 약하다는 한계가 두드러졌다.

“투자만 늘고 효과는 미미, 고비용 악순환”
실적 악화에도 레고랜드는 지난해 200억 원을 들인 ‘닌자고 롤러코스터’, 17억 원 대형 분수 등 추가 시설 투자에 나섰다. 그러나 신규 어트랙션 도입에도 체류시간, 매출, 방문객 회복 모두 제한적이었다. 콘텐츠의 성인‧청소년 타깃 부족, 상대적으로 높은 입장료, 주요시설 미완공(전체 부지 30% 개발)에 따른 반복 관람 부진이 고착화됐다.

“도(道)가 리스크 책임, 수익은 멀린에…사업 구조적 한계”
강원도와 중도개발공사는 기반시설, 보증, 투자 위험을 떠안고, 실질 운영권과 수익은 영국 멀린엔터테인먼트사가 가져가는 사업 구조다. 연 매출이 약 550억 원(4,000만 달러) 미만이면 강원도는 수입이 없다. 대부분 해마다 최소수익 배분 기준에도 못 미치고, 실질적 이익은 멀린사가 독식하는 구조다.

“대표 교체·존속 논란…사업 자체의 위기”
연속된 손실과 자본잠식에 따라, 최근 대표 교체와 임시체제 전환이 이뤄졌다. 일각에서는 멀린이 5년 내 철수를 선언할지, 강원도가 자산을 떠안아야 할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협약대로 사업을 중단하면 공사는 수천억 원의 자산을 매입해야 하고, 극단적 조치로 이어질 경우 혈세 투입 논란이 불가피하다.

“점진적 개선 시도…그러나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레고랜드는 콘텐츠 다변화, 입장권 판매 채널 확대, 사계절 고객 타깃 마케팅을 내세우고 있지만, 구조적 한계와 투자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이상 정상화 가능성엔 의문이 높다. 고비용 구조, 관광객 감소, 반복된 손실이 이어진다면 국내 글로벌 테마파크 역사상 ‘가장 화려하게 시작했다 실패한 대표 사례’로 남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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